세계 식량 안보의 심장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브라질이 그리는 지속 가능한 농업의 미래
브라질의 대지는 거대하고, 그 잠재력 또한 크다. 그러나 농업의 미래는 더 많은 토지를 개간하는 데 있지 않다. 이미 이용되고 있는 공간을 재설계하고, 생태계와 생산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숨 쉬는 대지, 브라질』은 이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브라질의 자연은 단순한 자원의 저장고가 아니라, 스스로 순환하고 회복하는 살아 있는 생태계다. 농업의 미래 역시 이러한 생태적 리듬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더 많이 생산하는 게 아니라, 다시 숨 쉬는 대지를 만드는 일. 이 책은 그 가능성을 브라질의 역사와 현재 속에서 조명하려는 작은 시도다.
이미정 교수의 저서 『숨 쉬는 대지, 브라질』은 세계적인 곡창 지대인 브라질의 화려한 성장 이면에 가려진 환경적 피로와 생태계 위기를 날카롭게 포착한다. 저자는 식민 시대부터 현대 농업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브라질이 어떻게 자연을 길들이며 식량 공급국으로 성장했는지 그 역사적 경로를 추적한다. 그럼으로써 생산성 증대라는 신화가 초래한 토양과 물의 회복력 상실에 주목한다.
이 책의 핵심 의도는 단순히 개발의 역사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기후위기 시대에 농업의 미래가 ‘더 많은 생산’이 아닌 ‘생태적 균형의 회복’에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인간의 경제 활동과 자연의 순환이 대립하는 관계를 넘어, 훼손된 토양과 공동체를 살리는 ‘재생(regeneration)’의 가치를 통해 새로운 농업 문명으로의 전환을 모색한다. 즉, 브라질의 사례를 통해 인류가 자연과 공존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한 생태 문명적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데 그 방점이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에서 인문지리학을 전공한 이미정 교수는 오랜 기간 경제지리학적 시각을 바탕으로 산업 및 기술 변화가 사회와 공간을 어떻게 재편하는지 연구해 왔다. 이러한 배경은 그가 브라질 농업을 단순히 식량 생산의 관점이 아닌, 에너지 전환과 아마존 생태계, 그리고 산업 시스템의 상호작용이라는 복합적 시각에서 분석할 수 있게 하는 토대가 되었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브라질 농업 보고서가 아니라, 저자가 수십 년간 탐구해 온 중남미 지역의 전환 현장에 대한 학문적 집대성이자, 생태적 리듬을 이해하는 새로운 농업 문명을 향한 실천적 제언이라 할 수 있다. 책은 브라질 농업을 단순한 산업의 발전 과정으로만 보지 않는다. 자연환경과 토지 이용의 변화, 세계 시장과 국가 정책, 그리고 지역 사회의 대응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오늘의 브라질 농업을 만들어 왔는지를 살펴본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브라질 농업이 어떻게 세계 식량 체계의 핵심 공급국으로 성장했는지, 그리고 왜 지금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