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학교 성장은 주로 ‘어떤 성과와 결과가 축적되었는가’라는 관점에서 이해되어 왔다. 학교가 오랜 시간 이어 온 실천의 결과는 각종 수상, 외부 평가, 인증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로 정리되었고, 이는 학교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그 노력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평가를 받아 왔는지를 보여 주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성과 중심의 이해 방식은 점차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수상과 평가 결과는 분명 학교 성장의 중요한 산물이지만, 그 결과가 형성되기까지 학교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어떤 판단과 선택이 반복되었는지, 어떤 시행착오가 축적되었는지를 충분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공유되면서, 최근의 학교 성장 담론은 결과 중심의 설명에서 벗어나 성장의 과정과 맥락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학교 성장을 특정 시점의 수상이나 평가 결과로 규정하기보다 학교가 처한 맥락 속에서 어떤 문제를 인식했고, 그것을 어떻게 해석했으며, 그 해석이 어떠한 선택과 실천으로 이어졌는지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해하려는 관점이 강조된다.
이 책은 학교 성장을 성과의 목록이 아니라, 삶과 관계, 선택과 실천이 시간 속에 축적된 변화의 과정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배움을 성취의 지점에서 멈추지 않고 성장으로 이어지게 하는 역량교육의 관점에서 학교가 어떻게 변화의 주체로 서는지를 차분히 따라가려는 시도이다. 이는 국제적으로 논의되는 역량 기반 교육의 흐름과도 연결되며, 지식이 삶 속에서 의미 있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학교의 역할을 다시 묻는 과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