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된 ‘중국’은 없다, 동부 유라시아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다양한 민족과 국가가 함께 엮어낸 다채로운 역사 이야기.
요컨대 중국이 외국이나 다른 민족을 대하는 태도는 상대방에 따라 달라졌으며, 언제나 일관된 방침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에 따라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중국’이 존재했다. 앞서 살펴본 오복 개념에 기반 한 천하관은, 책봉 체제를 중심으로 중국과 관계를 맺었던 동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익숙한 중국의 이미지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에게 대등한 관계로 여겨졌거나, 때로는 중국을 정복하여 왕조를 세우기도 했던 유목 사회의 시각에서 본 중국의 이미지는 이와 상당히 달랐다.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오늘날에는 단순히 책봉 관계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계를 맺어 온 국가와 민족이 함께 구성한 역사적 공간을 가리켜 ‘동부 유라시아’라고 부르고 있다.
동부 유라시아란, 중국과 상호 간에 깊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맺어 온 국가와 민족이 엮어 내는 역사의 무대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이 무대를 배경으로 중국의 역사가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 살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