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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만큼 성실하게
글쓴이
이소호 저
출판사
교유서가
출판일
2026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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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이소호

1988년 호돌이와 함께 서울 여의도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와 미디어창작학부를 졸업,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석사를 수료했다. 2014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으며 제37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발간된 책으로는 시집 『캣콜링』, 영어 번역본(English translation) 『Catcalling』, 『불온하고 불완전한 편지』, 산문집 『시키는 대로 제멋대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서른다섯, 늙는 기분』 등이 있다.

집순이 작가로, 방 밖의 삶을 동경하며 살아간다. 친구와는 완전한 소통을 꿈꾸지만, 말이 완전히 통하지 않는 것이 좋아 늘 한국 책을 들고 해외로 훌쩍 떠나곤 한다. 거기서는 뭐든 비밀이 되는 것이 좋아서.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여기, 세상을 24조각으로 나누어 살다 간 천재 잠들다”

실소와 냉소의 변주, 그리고 지적 통쾌함까지
이소호 첫 장편소설 『이자만큼 성실하게』

“내가 당한 사기는 내 인격의 결함이 아니라,
시인이 가져야 할 숙명적인 예민함이 치른 대가였다.”

2014년에 등단하여, 2018년에 제37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고, 2022년 PEN America 문학상 번역 시 부문 롱리스트(tr. soje), 2025년 스톡홀름 국제시 페스티벌에 초청받았다. SF·근미래 노벨라를 써오던 이소호가 첫 오토픽션 장편으로 돌아왔다. 한 해에 시집·산문집·소설을 모두 내는 다장르 작가의, 가장 초현실적인 디스토피아. 이번 무대는 미래가 아니라 빚이다.

이 작품은 빚이라는 현실을 맞닥뜨린 한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며 통과하는지를 보여준다. SF가 사라진 자리에 빚이 들어왔고, 디스토피아 대신 현실이 등장했는데, 오히려 더 기괴하고 더 웃기다. 화자는 동정받는 인물이 아니다. 죽음마저 수금으로 쓰고, 가족에게 내미는 구조 요청을 119·112로 환산하며, 명품 매입을 잠입 미션으로 게임화하는 뻔뻔한 또라이다. 심지어 자신의 지독한 소비와 구질구질한 현실을 합리화하기 위해 온 세상의 철학자와 논문까지 싹 끌고 와 궤변을 늘어놓는다. 사전에 미리 읽은 다수의 독자가 주인공 수진을 불쌍해하는 대신 웃었다. 이번 작품은 삶이 우리를 궁지로 몰 때 언어와 유머가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되는지 보여주는 블랙코미디 소설이다.

신용카드는 내 인생의 화려한 개막을 알리는 또다른 신호탄이었다. 흰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퇴근하는 길, 나는 드디어 광고주에게서 내 조사를 되찾아온 개선장군이자, 세상에서 가장 세련된 승리자였다.

와, 나 진짜 개똑똑하네.
앞으로 나눠서 사면 되겠다.

집으로 돌아와 우아하게 노트북의 자판 위에 내 비극을 또박또박 타이핑하기 시작했다. 나는 다른 시인들이랑은 다르게 살 거야.
그 노트북으로 쓴 첫 줄은 문학의 주춧돌이 아니었다.
내 무덤 위에 세울 화려한 비석의 첫 장이었다.

“여기, 세상을 24조각으로 나누어 살다 간 천재 잠들다.” (본문 4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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