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는 완벽했는데, 회의는 왜 또 실패했을까.
AI 덕분에 회의 자료는 한 시간 만에 만들어지고, 회의록은 녹음만 하면 정리된다. 그런데 회의실의 침묵은 그대로다. 말하는 사람만 말하고, 결론은 흐지부지되고, 한 달 뒤 "그거 누가 하기로 했었죠?"가 반복된다. 문서는 기계의 속도로 만들어지지만, 합의는 사람의 속도로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간격을 메우는 책이다. 제안은 부제 그대로다. 준비는 AI에게, 합의는 사람에게. 회의 전과 후의 일 - 설계 초안, 질문 목록, 리허설, 녹취 정리, 회의록, 후속 챙기기 - 는 AI에게 맡기고, 거기서 번 시간과 에너지를 AI가 끝내 들어올 수 없는 회의의 한가운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쏟는 법을 다룬다.
퍼실리테이션의 다섯 기술(설계·질문·참여·기록·합의)을 방법론으로 기초부터 세우고, 복사해서 바로 쓰는 AI 실습 21개로 체화한다. 의뢰자 인터뷰와 목적 문장, 90분 런시트와 사전 부검, 입을 여는 질문의 3단 구조, 침묵·독점·갈등을 다루는 개입 기술, AI 회의록의 세 가지 함정과 검증법, 그리고 실행까지 가는 합의문 한 장. 마지막 장에서는 의뢰 전화부터 합의문 발송까지 워크숍 한 편을 통째로 시뮬레이션한다.
매주 팀 회의를 주재하는 팀장, 워크숍을 설계하는 교육담당자, 주민설명회를 운영하는 공무원, 자기 일에 AI를 결합하려는 직업 퍼실리테이터와 강사를 위한 책이다. AI가 회의의 준비를 가져간 시대에, 회의실에서 사람이 할 일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또렷해졌다. 모두가 말하게 하는 것, 흩어진 말을 모아 하나의 약속으로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