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건국 그 뒤안길,
잊힌 자들을 기억하는 이야기
이탈리아 통일은 흔히 영웅들의 이야기로 기억된다. 붉은 셔츠를 입고 진군한 가리발디의 천인대, 통일 이탈리아의 초대 국왕 빗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외교의 귀재 카부르, 그리고 “하나 된 이탈리아”라는 이상은 오랫동안 리소르지멘토의 찬란한 신화로 자리해 왔다. 그러나 모든 국가의 탄생이 그렇듯, 신화의 이면에는 침묵을 강요당한 수많은 목소리가 묻혀 있다.
주세페 카토첼라의 소설 『이탈리아나』는 그 잊힌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는 작품이다. 억압에 저항했지만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난 사람들의 삶을 통해 통일 이탈리아 건국의 또 다른 역사를 보여준다. 소설의 중심에는 실존 인물인 마리아 올리베리오, 일명 ‘치칠라’가 있다. 그녀는 19세기 후반 칼라브리아 주 실라 산악지대에서 활동했던 여성 브리간테였다. 우리나라 독자에게 “브리간테”(복수-브리간티)는 생소한 단어일 것이다. ‘산적’, ‘무장 도적’을 일컫는 브리간테는 실제 역사 속에서는 작가의 말대로 “매우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존재”였다. 이탈리아 통일 과정에서 남부 지방에서는 북부 중심의 새로운 국가 건설과 급격한 사회 재편이 가져온 억압적이고 착취적인 구조의 심화에 저항하는 대규모 무장 세력들이 등장해 봉기를 일으켰는데, 이들을 ‘브리간티’라고 불렀다. 이들은 대부분 극한 상황으로 내몰린 빈농, 소작농, 품팔이 노동자, 탈영병들이었다. 브리간티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는 이탈리아 사회 안에서 여전히 논쟁적인 문제로 남아 있지만, 작가는 그들을 단순한 폭도가 아니라 통일 이후 국가로부터 철저히 배신당하고 배제된 남부 민중의 역사 속에 자리매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