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하라어는 에티오피아의 공용어이자, 동방 기독교 전통과 오랜 문명을 품고 있는 셈어(Semitic) 계열 언어이다. 특히 고대 에티오피아어인 게에즈(Ge?ez)어는 가장 이른 시기의 성경 번역 전통 가운데 하나에 속하는 언어로, 에티오피아 교회사와 아프리카 기독교 전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한국어로 된 암하라어 문법 자료, 더 나아가 암하라어에서 게에즈어로 이어지는 언어적·역사적 연속성을 다루는 자료는 거의 전무하다.
이 책은 에티오피아의 이러한 문자적·문학적 유산을 현대 한국 사회에 소개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출발하며, 암하라어의 문법 체계를 처음부터 짚어 가며 한국어 화자가 차근차근 밟아 갈 수 있도록 돕는 입문 문법서를 목표로 한다. 따라서 지나치게 전문적인 언어학 용어 사용을 지양하고, 필요한 개념은 가능한 한 한국어로 풀어 설명하였다. 문법 현상은 실제 예문과 표, 그리고 다른 언어와의 비교를 통해 이해하도록 구성하였다. 특히 동사의 체계, 곧 완료와 미완료, 단축형과 장형, 약동사와 2자음 동사, 소유·존재 동사와 같은 특수 용법을 중심축으로 삼아, 암하라어 문장의 뼈대를 세우는 데 집중하였다.
그러나 이 책은 완결된 결과물이라기보다 열린 초대장으로 이해해야 한다. 언어를 사랑하는 이들, 선교와 성서번역을 준비하는 이들, 에티오피아 교회와 아프리카 신학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이 책을 넘겨 읽으며 새로운 질문과 연구를 이어 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