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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공녀님! 공녀님!(개정판) 2
글쓴이
박희영 저
출판사
가하 에픽
출판일
2015년 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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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박희영

출간작 『악하소서』

책 소개

분야로맨스
1. 작품 소개

“고마워요. 그동안 여기 있게 해줘서요.”

공작 지위만을 바라보며 성장한 베이판 국의 공녀 아르렐리아 폰 레이나스. 하지만 갑작스런 결혼 소식에 가출한 그녀는 남장을 한 채 하일렌 제국으로 향한다. 아렌의 목표는 집안의 후광 없이, 남편이 될 공작보다 더 드높은 이름을 얻어내는 것!
밑바닥부터 시작한 아렌은 기사 제스와 마법사 세이를 차례로 만나며 은밀한 임무를 수행해가기 시작하는데……. 하나씩 맺어지는 인연, 그로 인해 밝혀지는 비밀들. 멈추었던 시간이 저로 인해 흐르기 시작했다는 걸 그녀는 미처 모르고 있었다!

※ 해당 개정판은 2014년 6월 출간된 ‘공녀님! 공녀님!’ 종이책을 바탕으로 제작된 eBook으로, 외전 ‘레아의 일기’(9권)가 추가되었습니다.

2. 작가 소개

박희영

‘도토루모카’라는 필명으로 조아라에서 활동 중입니다. 처녀작이 종이책으로 나오다니 기쁘고 설레면서 걱정도 됩니다. 2년 전의 제가 책을 낸다는 생각으로, 그때의 느낌은 유지하되 많이 보강하고 고쳤습니다. 마지막장을 넘길 때까지 즐거우셨으면 좋겠습니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doutormocha

▣ 출간작

할퀴어 주겠어!
공녀님! 공녀님!
11살, 23살

▣ 출간 예정작

악하소서

3. 미리 보기

“제스, 정말 미안해요. 아니다, 단장님! 죄송해요! 내가 다! 무조건 잘못했어요! 으음, 이것도 아닌가?”
어떻게 무슨 말을 어떤 식으로 해도 죄다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을까.
집무실 앞에 서서 제스에게 할 말을 연습하던 아렌이 힘없이 자리에 앉았다. 손에 들린 케이크 접시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떻게든 문을 열고 들어가서, 아무렇지 않은 듯 조금 전의 일을 사과하고 싶었는데 생각처럼 잘되지 않았다. 오죽하면 뇌물로 초콜릿 케이크까지 가져왔을까.
아렌은 제 앞에 버티고 선 고동빛 문이 이렇게 열기 힘들어 보이는 건 처음이었다.
“단장님, 들어가겠습니다!”
아렌은 심호흡을 한번 크게 내쉬곤 방 안으로 고개를 빠끔 들이밀어 안을 살폈다. 초저녁 즈음이라 창밖으로 노을이 지고 있었고, 붉은 빛은 방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살짝 고개를 돌려 보자 책상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제스가 보였다.
인기척을 냈는데도 눈을 감고 있다니, 잠이라도 든 건가? 아, 하긴, 어제 밤 새운 것 같던데 아직까지 한숨도 자지 않는 건 이상하지.
“저어, 자요?”
아렌이 혹여나 깰까 봐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겼다. 바로 책상 앞까지 와서 멈춰 섰는데도 그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이봐요, 정말 자요?”
아렌은 책상을 빙 둘러 제스의 머리카락을 장난삼아 당기면서 물었다. 매끄러운 머리카락이 어째 제 것보다 부드러운 것 같다. 아렌은 과감하게 조금 다가서서 제스의 얼굴을 훔쳐보았다. 남자의 것 같지 않게 긴 속눈썹과 잘생긴 코, 곧고 쭉 뻗은 손가락까지 시선을 옮긴 찰나.
“뭐 하는 거지?”
자고 있는 줄로만 알았던 제스가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아렌은 나쁜 짓을 하다 걸린 어린아이처럼 깜짝 놀라 손을 뗐다.
“어, 어? 깨 있었어요?”
제스는 아무 대답 없이 빤히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화살같이 꽂히는 듯한 그 시선에 아렌은 어색한 웃음만 헛헛 흘렸다. 차라리 추궁하는 게 더 나을 정도다. 모든 걸 잊어달라고 외치며 이 방에서 도망쳐버릴까 생각한 찰나였다.
“할 말이 있는 얼굴이군.”
제스가 한 손으로 턱을 괴며 먼저 입을 뗐다.
이런, 어떻게 해야 하지.
아렌은 머리를 미친 듯이 굴리다가 문득 눈에 들어오는 케이크를 들고 외쳤다.
“이거 먹어보라고 가져왔어요! 이거! 케이크! 케이크 좋아해요?”
아렌은 제가 들어도 손발이 오그라들 만큼 어색하게 말했다. 책상에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놓이는 접시를 따라 제스의 시선이 움직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요. 생각 없이 쏜 건 맞지만, 그 새가 그렇게 날아올 줄은…….”
“뭔가 심하게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군.”
“사람이면 이런 실수, 저런 실수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러면서 성장해나가는 거고…….”
두서없이 내뱉던 아렌은 머리카락을 벅벅 긁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게 아닌데, 깔끔하게 미안하다고만 하면 됐는데 왜 그대로 안 나오는 거냐고.
이대론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 같다는 예감에 고개를 든 순간, 아렌은 입을 떡 벌릴 수밖에 없었다. 가차 없는 축객령을 내리리라 생각했던 제스가, 제 예상과는 완전히 반대로 행동하고 있었던 탓이다.
“케, 케이크 먹었어요?”
아렌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제스는 한쪽 모서리가 조금 잘린 케이크를 반대쪽으로 밀며 등받이에 깊숙이 몸을 기댔다.
“딱히 화가 난 것도 아니었다만.”
“네? 그럼 아깐 왜……?”
아렌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마음대로 생각해라.”
제스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다시 서류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가 말한 대로 그는 정말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설령 화났다고 하더라도 아렌이 문 앞에서 서툴게 사과하는 소리를 들었다면 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렌을 밖에 내몬 것은, 마음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아렌을 처음 황성에 데리고 들어온 것은 미끼 역할을 할 누군가가 필요했을 뿐이다. 미끼는 곧 굶주린 물고기에게 산산조각이 날 것이며,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그렇기에 이곳에서 연고가 없는 아렌이 제격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그가 보이는 모습에 자꾸만 관심이 갔다. 꼿꼿한 등이나 당당한 태도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었다. 처음부터 눈여겨보았던, 그녀의 활솜씨.
그녀는 날아가는 새를 정확하게 맞혀 떨어뜨렸다. 그저 쏴야 할 것 같은 순간 시위를 놓았다고? 그런 예감 하나로 쏴서 맞힐 수 있을 정도로, 날아가는 새를 맞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잘 갈고닦기만 한다면 분명 좋은 활잡이가 되리라. 거기에 검술까지 배운다면 어쩌면…….
아무리 생각해도 미끼로 쓰기엔 아까운 인재가 아닌가?
제스는 그쯤에서 생각을 멈추고 아렌을 바라봤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방실방실 웃고 있는 낯을 보니, 이상하게 차가운 한마디를 쏘아줘야 할 것 같다.
“당분간 외출 금지다.”
저도 모르게 툭 내뱉은 그 말에, 아렌의 얼굴이 한순간에 찌그러진 캔처럼 일그러졌다. 제스는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억눌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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