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미국 동북부 메인 주 숲속에 통나무집을 짓고 살면서 동물들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연구하고 사색하며 지내는 현장 학자이다. 특히 이 책의 주인공인 ‘도래까마귀’는 1980년대부터 근 20년간 저자가 여러 개체들을 자식처럼 길들이며 함께 지내왔던 새이다. 이미 1989년『겨울의 도래까마귀(Ravens in Winter)』를 펴냈음에도, 그때의 연구를 확장ㆍ심화시켜 다시 10년 만에 이 책을 썼을 만큼 도래까마귀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관심은 각별하며, 하인리히의 동물행동학은 바로 이 도래까마귀 연구에 집약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래까마귀는 신기한 행동을 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눈밭에서 목욕하기, 미끄럼타기, 연속 횡전, 더운 날 둥지 바닥에 구멍내기, 돌 떨어뜨렸다가 다시 잡아내기 등의 관찰기록은 수없이 많으며, 이 책에도 저자가 직접 관찰한, 놀랍고 진기하고 때로 불가사의한 도래까마귀의 행동들이 가득하다. 나뭇가지에 매달리는 놀이나 발톱 마주잡기(pp.480~481), 부리만으로 도넛 두 개를 동시에 운반하는 놀라운 방법 등 도래까마귀의 행동은 그야말로 인간의 예측을 불허한다.
동물행동학에서 동물의 이런 다채로운 행동패턴이나 고도의 지능, 마음의 세계는 주로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집중되어왔다. 하지만 우리가 지능에 관한 한 철저히 무시해온 새에게서 그런 놀라운 행동과 지능을 철저히 실험과 관찰을 통해 조명해냈다는 데 하인리히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