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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하루 열 줄, 매일 쓰는 일기
글쓴이
권다감 저
출판사
스마트북
출판일
2026년 7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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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
밤이 되어 휴대폰 알림을 모두 지우고 나면, 하루는 이상할 만큼 몇 장면만 남는다. 출근했거나, 일했거나, 누군가와 말을 나누었다는 사실은 기억나지만 그 말이 내 안에서 어떻게 남았는지는 금방 흐려진다. 침대 옆 노트나 휴대폰 메모장을 열어도 처음 떠오르는 것은 일정의 목록이다. 그러나 하루는 일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음을 움직인 말, 몸이 무거워진 순간, 대화 뒤에 남은 여운, 작게 달라진 습관까지 함께 지나간다. 일기는 그 흩어지는 하루를 가장 단순한 문장으로 붙잡는 생활 기록이다.

『하루 열 줄, 매일 쓰는 일기』가 붙드는 기준은 하루 열 줄이다. 열 줄은 부담을 키우지 않을 만큼 작고,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을 만큼은 선명한 크기다. 길게 쓸 수 있는 날에는 길게 써도 좋고, 한 줄밖에 쓰지 못한 날에는 그 한 줄만으로도 기록은 시작된다. 완성도보다 중요한 것은 하루가 지나가기 전에 내 시간을 한 번 불러 세우는 일이다.

일기를 시작할 때부터 기준을 높게 세우면 첫 줄은 쉽게 멈춘다. 예쁜 문장으로 써야 할 것 같고, 빠짐없이 이어야 할 것 같고, 감정을 깊이 분석해야 할 것 같고, 나중에 읽어도 부끄럽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은 일기를 시작하게 만들기보다 일기장을 덮게 만든다. 일기는 검사받는 글도, 누군가에게 제출하는 글도 아니다. 오늘의 나를 조금 더 정확히 알아보기 위한 사적인 흔적이다.

이 책은 일기를 감정 기록, 사건 기록, 몸의 기록, 관계의 기록, 반복되는 하루의 기록으로 나누어 바라본다. 감정은 거창한 고백이 아니라 이름 붙이는 일에서 시작된다. 사건은 큰일이 아니라 오늘 눈앞에 오래 남은 장면에서 시작된다. 몸의 기록은 피로, 통증, 잠, 식사, 걸음, 호흡처럼 하루의 바닥을 이루는 신호를 놓치지 않는 일이다. 관계의 기록은 타인을 평가하는 글이 아니라, 대화 뒤에 남은 말과 나의 반응을 정리하는 일이다.

일기는 문학 작품이나 심리치료의 대체물이 아니다. 하루 열 줄이라는 작은 크기로 감정, 사건, 몸, 관계, 작은 변화를 안전하게 남기는 생활기록법이다. 마음의 어려움이 오래 지속되거나 일상 기능이 흔들릴 때에는 일기만 붙잡지 말고 적절한 전문 도움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이 책은 효과를 약속하기보다 방법의 문턱을 낮춘다. 문턱이 낮아야 다시 돌아올 수 있고, 다시 돌아올 수 있어야 기록은 생활이 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쓸까’보다 ‘어디서 시작할까’를 배우게 된다. 첫 줄을 오늘의 장면에서 시작하는 법, 감정을 거칠게 판단하지 않고 이름 붙이는 법, 몸의 상태를 하루의 일부로 적는 법, 관계에서 남은 말을 안전하게 다루는 법, 못 쓴 날 뒤에도 다시 시작하는 법을 익히게 된다. 목표는 일기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내 하루를 조금 덜 잃어버리는 사람이 되는 데 있다.

하루 열 줄은 작지만 사람을 오래 데려가는 기준이다. 기록은 대단한 결심보다 작은 반복을 더 믿는다. 오늘의 열 줄은 오늘 하루의 완전한 설명이 아니다. 하지만 그 열 줄은 사라질 뻔한 감정 하나, 장면 하나, 몸의 신호 하나, 관계의 여운 하나를 붙잡는다. 그렇게 남은 문장들이 쌓이면, 사람은 자기 시간을 조금 더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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