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속에서 피어난 연꽃, 명희언니를 기억하다
6·25 전쟁 이후 우리 사회가 미처 품지 못해 먼 바다 너머로 떠나보낸 아이들은 비공식적으로 20만 명을 넘는다. 이 책은 그 숫자 속에 가려져 있던 한 사람, 이명희의 삶을 조각조각 모은 기록이다. 서울시청 앞 계단에서 발견되어 미국으로 입양된 그녀는 학대와 인종차별, 사별과 병마 속에서도 끝내 자신을 잃지 않았다. 연꽃처럼, 진흙 속에서도 피어오른 사람이었다.
결 고운 그림과 함께 어우러지는 눈물겨운 기록
저자는 2000년대 초 포틀랜드에서 명희언니를 만나 언니와 동생으로 지냈다. 그녀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되는 해, 함께 나눈 밥과 웃음과 눈물의 기억들을 이 책에 담았다. 한국말을 못 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아리랑을 듣고 눈물을 흘리던 사람, 죽음을 앞두고서도 타인의 안부를 먼저 묻던 사람. 명희언니의 이야기는 한 개인의 추모를 넘어, 국가와 사회가 오랫동안 외면해 온 해외입양인들의 삶에 건네는 뒤늦은 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