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풍경을 깊이 있는 시선과 탁월한 감각으로 재해석한 김우섭의 시들
1966년 인천에서 출생하고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2007년 『시인시각』 제1회 신인상으로 등단했던 김우섭 시인이 19년 만에 첫 시집 『대중가요선집』을 출간했다.
김우섭의 시는 “삶의 바깥”(이하 「생외(生外)라는 말」)에서 들려오는 쓸쓸한 노랫소리다. “뭍의 바깥”이나 시간의 바깥이기도 한 ‘생외(生外)’에서 그는 고요히 명상에 잠기거나, 시를 쓰거나 홀로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의 노래가 들려오는 생외는 ‘뭍’과 ‘물’의 경계이면서 시간의 바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여 시간의 경계를 넘어오는 노래를 들으려면 감각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의식이 밖으로 열려 있거나, 온전히 깨어 있거나 순정 무구한 마음 상태를 유지해야만 가능하다. 다시 말해 가장 순정한 마음 상태에 놓여 있어야 그의 노래를 듣고 전율할 수 있다는 뜻이다. ‘노래’의 자리에 ‘시’를 대입해보자.
‘노래’의 울림의 진폭은 2007년 『시인시각』 제1회 신인상을 받은 「나무」, 「송현반점」, 「무릉 가는 길」, 「그 집」, 「미조항」 5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평범한 사물과 일상적인 풍경을 고요하면서도 깊이 있는 시선으로 관조하는 능력과 기교에 치우치지 않고 서정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사물을 새롭게 해석하는 감각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심사위원들에게 받았다. 시의 주된 배경인 인천 송현동이나 경기 파주 주변부의 삶에 대한 진술이 이를 방증한다. 세상과 불화하고, 때로 타협하면서도 그는 생외를 외면하지는 않은 듯하다.
2부에 ‘대중가요선집’을 부제로 이현의 〈잘있어요〉, 윤승희의 〈제비처럼〉, 박경원의 〈이별의 인천항〉, 권혜경의 〈호반의 벤치〉, 김만준의 〈모모〉 등의 노래를 소재로 한 여러 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가장 많이 선곡해 부르는 노래는 이현의 〈잘있어요〉. 이 노래로 무려 세 편의 시를 썼다. 김우섭의 시는 이성복의 시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파주 금촌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한 가족 서사를 통해 억압적인 정치 상황과 성장 위주의 자본주의로 병들어가는 이 사회를 폭로한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문학과지성사, 1980)를 읽는 듯하다. 하긴 1980~1990년대 이성복의 시에 열광하지 않은 문학청년이 얼마나 될까. 김우섭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김우섭의 시에서 무릉(武陵)이나 도원(桃源)은 세상의 바깥인 ‘생외’를 상징한다. 그곳은 “은밀히 나누던 일까지” 망각할 수 있는 “내 안에 살아” 있는 이상향이다. 무릉은 도피처, 도원은 안식처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현실에서 떨어진 곳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과 이상이 중첩된 공간이다. 즉 도달하고자 하는 이상향이 아니라 세상과 불화하는 장소다. 화자는 무릉과 도원에서 이상향의 부재를 확인하면서 현재의 삶과 인간 내면을 탐색하는 계기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