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어떤 여자아이가 하나 살았는데, 어찌나 개구지고 씩씩하던지 날마다 온 산 온 들을 휘젓고 다니며 놀았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라에서 큰일이 났어요. 못된 이웃 나라가 군사를 일으켜 창칼을 앞세워 쳐들어 온 거예요. 씩씩한 여자 아이는 나라를 지키러 전쟁터로 달려갔지요. 장군 앞에 나가 "저도 싸우겠습니다." 라고 했지만 장군은 아이의 실력을 보지 않고 남자와 여자의 할 일이 따로 있으니 물러가라고 합니다. 다음 날 적군이 새카맣게 몰려오고 우리 군사들은 자꾸자꾸 밀렸죠. 그런데 그때, 웬 갓 쓴 아이가 하나 나타나 적진을 누비며 돌팔매를 뿌려대는 거예요. 적군은 쓰러지고 멀리 달아나고 말았어요. 갓 쓴 아이가 적을 무찌른 거예요. 가 쓴 아이가 갓을 벗었을 때 장군은 깜짝 놀랐답니다. 갓 쓴 아이는 장군이 쫓아낸 여자아이였으니까요. 그 뒤로 사람들이 갓쓴애 라고 불렀어요. 갓쓴애 라고 부르는게 혀가 꼬이니 가스내, 가시내로 불리게 되었답니다.
"넌 남자가 왜 그 모양이니?" 라거나 "여자가 돼 가지고 얌전치 못하고.."라거나 "남자와 여자는 할 일이 따로 있는 거야!" 뭐 이런 말들 함부로 할 게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