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제자를 떠나보낸 교사와
친구의 이름을 품은 열네 살 소녀의 애도와 성장
『너의 이름을 가질게』는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학생을 곁에서 지켜보는 신규 교사의 무력감과 죄책감, 소중한 친구의 아픔을 마주하지 못했던 한 소녀의 두려움과 미안함,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이별을 통과하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린 청소년소설이다.
오랫동안 교단에 서 온 작가는 실제 교실의 공기와 교사와 학생 사이의 미묘한 거리를 생생하게 담아낸다. 여기에 친구의 이름을 품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열네 살 소녀의 주체적인 애도, 바람을 거스르지 않고 함께 흘러가는 법을 일깨우는 윈드서핑의 상징, 울산과 부산의 실제 공간이 어우러지며 서늘하면서도 청량한 이야기를 완성한다.
이 작품은 한 학생의 죽음을 슬픔의 극적인 장치로 소비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싶지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마음, 아픈 친구를 외면했던 자신을 다독이지 못하는 마음, 끝내 다하지 못한 말 때문에 오래도록 제자리에 멈춰 선 이들의 시간을 정직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상실을 완전히 극복하거나 잊어버리는 대신 그 이름을 품은 채 다시 살아가는 길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