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언어로 구성되어 있는 정영선 시인의 시는 거추장스러운 시적 의장에 기대지 않고 본질 그 자체를 드러내는 언어로 구상화된다. 그 매끄러운 길을 따라 만들어진 언어들은 타자와의 거리를 두지 않는다. 거친 언어, 불순물로 가득 찬 언어들은 타자들의 귀를 생경하게 만들고 궁극에는 갈등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것의 상징적 표현이 그의 시에서 드러나는 ‘빙벽’이거니와 그것의 존재만으로도 건강한 사회, 아름다운 사회란 결코 도래되지 않는다. 그래서 시인은 인간들 사이의 벽을 무너뜨리는 따스한 언어를 찾아서 과거로 떠나기도 하고, 미지의 공간으로 여행을 하기도 한다. 시인은 이런 여행을 통해서 빙벽을 녹이는 말들, 순하게 여과시키는 말들을 탐색해 내었다. 그것은 곧 따스한 사랑의 정서를 담은 말들이었다. 그리고 이를 매개로 아름다운 공존의 사회를 추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