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욱의 시는 일상의 산책길에서 만나는 사물들, 자연의 움직임을 바라보면서 추억에 젖기도 하고 그 생기에 취하기도 하면서 그것들에 내재하는 시간의 흐름을 의식함으로써 남다른 시적 영역을 확보한다. 그 과정에서 ‘산책하기와 바라보기’ 또는 ‘소요와 응시’라는 시작 방법론을 견지해 “낮밤 분간 없이 풍기는 허무의 냄새”(「허무가 사라져줄까」)나 “가끔씩 꿈틀대는 범속한 마음의 동요”(「Thanks」) 등의 내적 갈등의 시간을 겪게 된다. 그 일은 어떻게 살아내야 결국 “세상이 주는 무언가의 선물을 / 한 움큼씩 받아 들고 떠나게”(「세상」) 될 것인가에 대한 탐색으로 이어지면서 독자를 깊은 사색으로 이끌고 있다.
― 박덕규(시인, 문학평론가)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