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여수 여자만은 새우잡이의 계절로 들어선다. 육지에서 뱃길로 삼십 분, 안개 낀 선착장을 떠나 닿는 섬 여자도. 이 책은 넘자섬이라 불리던 이름의 유래에서부터, 마파지 마을의 고요한 새벽 조업, 대여자도와 소여자도를 잇는 인도교, 그물을 당기는 조용한 손, 소금밭 위에서 마르는 대하, 당산나무 아래 이어지는 오랜 믿음, 문 닫은 분교의 빈 운동장, 물때를 몸으로 읽는 사람들, 그리고 외막골의 저물녘까지?관광 안내서에는 실리지 않는 섬의 하루하루를 따라간다. 화려한 볼거리 대신 무명함 속에 깃든 진짜 얼굴을 보여주는 이 책은, 9월에서 11월 단 몇 주간 가장 부지런해지는 작은 섬의 리듬을 통해 시계 대신 물때로 살아가는 삶의 결을 조용히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