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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집
글쓴이
전영애 저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15년 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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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전영애

서울대를 졸업하고, 1996년부터 동 대학교 독어독문학과교수로, 현재는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독일프라이부르크고등연구원의 수석연구원, 뮌헨대학교의 초빙교원을 겸임했다. 2011년 세계적인괴테 연구자들에게 바이마르 괴테학회가 수여하는 ‘괴테 금메달’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2020년 삼성행복대상 여성창조상, 2022년 한독협회의 제11회 이미륵상을 수상했다.

《어두운 시대와 고통의 언어?파울 첼란의 시》《괴테와 발라데》《서·동 시집 연구》《독일의 현대문학?분단과 통일의 성찰》 등 많은 연구서,《카프카, 나의 카프카》《프란츠 카프카를 위한무지개》 등의 시집을 국내와 독일에서 펴냈으며《파우스트》《서·동 시집》《괴테 시전집》《데미안》《변신·시골의사》《나누어진 하늘》《나와 마주하는 시간》《은엉겅퀴》《그림동화》등 60여 권의 독일 문학을 우리말로 옮겼고 산문집《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인생을 배우다》 등을 통하여 소개했다. 한 번 역자의 손에서 나온 국역 괴테 전집을 기획하여 번역과 출간에 힘을 쏟고 있다.

2014년 여백서원을 짓고, 이어 괴테마을을 조성해가며 운영하고 있다. 여백서원에서는 매월 마지막 토요일 ‘월마토’ 강연회, 셋째 주 토요일 낭독회,《파우스트》독회 등 여러 개의 독회, 작은 음악회, 청년인문강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보다 넓은 나눔을 위해서 ‘괴테할머니TV’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마음을 누일 방 한 칸을 찾아가는 머나먼 여정

삶은 어쩌면 평생에 걸쳐 안주할 단 하나의 집을 찾기 위한 여정일지도 모른다. 힘겨운 대낮의 일상을 마치고 어둑해지는 길들을 지나서, 마침내 돌아가 곤한 몸을 누일 장소. 우리는 그곳을 ‘집’이라고 부른다. 집이 없는 자에게는 휴식이 없다. 주변을 온통 경계하느라 잠조차 편하게 잘 수가 없다. 정처 없이 떠도는 여행자라 할지라도, 그날 밤의 거처를 생각하며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몸과 마음을 쉬게 할 곳. 든든한 식사와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실 수 있는 곳. 그리고 마침내 구원받을 수 있는 곳.

그렇다. 예컨대, 이런 손의 떨림을 둘 곳이 있어야 했다. 아직도 떨림이 남아 있는 이 손끝으로 돌아앉아 적어야 할 것이 내게도 있었다. 가끔은 식당의 냅킨에, 운전하다 손에 잡힌 휴지 쪽에 휘갈기듯 쓴 그것들을 둘 곳이 있어야 했다. 개집만한 집이라도 있었으면 했다. 드러눕지 못해도 괜찮으므로. (……) 내 글을 쓸 곳이 필요했다.(491쪽)

‘개집만한 집’이어도 좋다고 시인은 말한다. 평생 독일문학을 연구하며 수많은 책들을 번역하고 틈틈이 한국어와 독일어로 시를 써온,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전영애 교수의 말이다. 물론 그 집은 물리적인 의미에서의 장소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무리 편한 장소에 있어도 마음이 불편하다면 그곳은 집이 아니다. 나라가 아니며 세상이 아니다.

내 갈비뼈 위로 다시 수레바퀴들이 구르는 것 같았다. 불안했던 저 1980년대 내내 나는 자주, 수레바퀴가 내 가슴 위를 천천히 굴러가고 있는 듯한 통증을 거의 신체적으로 느꼈다. 정말 신체적으로. 떨친 지 오래된 그 고통이 다시 생생해진다. 그러나 어느덧 수레가 되어, 나는 또 무슨 짐승의 위를 굴러가고 있는지.(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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