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는 악필로 유명했다. 아내 소피야 안드레예브나는 결혼 후 남편의 원고를 수없이 필사해 출판사에 보냈고, 톨스토이는 자신의 글조차 읽지 못해 종종 아내에게 이렇게 부탁했다고 한다. “소냐, 내가 여기 뭐라고 썼는지 읽어 줘.” 《톨스토이 문장들 필사집》은 이제 이 말을 독자들에게 건넨다. “톨스토이가 뭐라고 썼는지, 직접 읽어 주세요.” 한글을 알 리 없는 톨스토이의 문장을 오늘의 독자가 한 줄 한 줄 따라 쓰는 순간, 독자는 단순한 필사자가 아니라 작가의 가장 가까운 독자가 된다. 이 필사집은 톨스토이의 러시아 정본을 기준으로 세 대표 장편소설 《안나 카레니나》, 《전쟁과 평화》, 《부활》에서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 문장들을 엄선했고, 한국어 번역·영어 번역과 함께 러시아 원문을 본문 디자인에 활용하여 톨스토이의 문장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