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개 사라진 뒤에야 그 온도를 기억합니다.
곁에 있을 때는 당연해서 지나쳤던 것들, 너무 익숙해서 이름 붙이지 못했던 마음들, 바쁘게 살아내느라 끝내 붙잡아 보지 못한 하루를 잃고 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알게 됩니다. 특별한 것 없던 날들이 사실은 삶의 대부분이었다는 것, 애써 붙들지 않아도 되었던 순간들까지 지나치게 힘주어 살아왔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까지 우리는 제법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이 책은 그런 순간들을 지나온 글들이 모여 만들어졌습니다.
이 안에는 서로 다른 삶을 통과해 온 목소리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일터에서 존엄이 식어가는 순간을 지나왔고, 누군가는 병상에서 멈춰 선 일상 속에서 자기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차갑게 식은 관계의 끝에서 남겨진 체온을 더듬었고, 누군가는 지나간 유년과 부모의 시간을 돌아보며 오래된 사랑의 형태를 다시 만났습니다. 이야기는 모두 다르지만, 이 글들은 결국 같은 자리로 모입니다. 사라지는 것들에는 저마다의 온도가 있었고, 사람은 그 온도를 잃고 나서야 자기 삶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 앞에서 입니다.
그래서 『사라지는 것들의 온도』는 단지 상실을 말하는 책이 아닙니다.
사라진 뒤에야 알게 되는 마음, 식은 줄 알았지만 끝내 남아 있는 사랑과 다정함, 그리고 다시 살아가게 하는 작고 조용한 체온에 대해 함께 말하는 책입니다. 우리는 너무 자주 견디는 데만 몰두한 나머지,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아직 남아 있는지를 돌아볼 틈 없이 살아 왔는지도 모릅니다. 이 글들이 당신을 잠시 멈춰 세워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당신 역시, 이미 지나간 줄 알았던 어떤 시간의 온도와 다시 마주하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