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의 결혼·관계 코너는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갈등을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상담·자기계발서이고, 다른 하나는 신혼의 좌충우돌을 유머로 그린 공감툰이다. 그러나 정작 대다수 독자가 살아가는 자리, 곧 오래 함께 산 평범한 부부의 익숙한 일상을 담담하게 비추는 책은 뜻밖에 드물다.
이 책은 결혼 생활의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누구를 훈계하지도, 정답을 내세우지도 않는다. 다만 설렘이 익숙함으로 바뀌고, 다투고 화해하고, 권태를 지나 다시 손을 잡는 부부의 시간을 섬세하게 그려, 읽는 이가 자신의 결혼과 사랑을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한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맞아, 우리도 그랬지”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책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