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육에 이르는 병』의 아비코 다케마루,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
퍼즐 미스터리에 이어 이번엔 사이코 스릴러에 도전한다!
일단, 국내에서 아비코 다케마루는 『살육에 이르는 병』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우타노 쇼고를 이야기할 때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를 빼놓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무려 19금의 그 작품은 그만큼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의 대표작에 맞닿아 있는 작품군이 바로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이다.
아비코 다케마루는 1989년에 『8의 살인』(2015년 7월, 국내 미발간)으로 데뷔했으며 같은 해 『0의 살인』(2015년 발간, 한스미디어)을 발표한다. 하야미 삼남매가 추리하는 인물로 나오는 일명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의 시작이다. 그리고 다음해 『뫼비우스의 살인』까지 연달아 발표한다. 『8의 살인』은 고전적인 물리 트릭을 이용한 정통적인 작품, 『0의 살인』은 본격에 변화구를 곁들인 작품, 『뫼비우스의 살인』은 스릴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세 작품 다 20년이 넘은 작품이지만 군더더기 없이 사건과 트릭, 그리고 수수께끼 풀이에 중점을 둔 본격미스터리이다.
작가는 대담하게도 연쇄살인범의 정체를 처음에 공개한다. 그리고 그 연쇄살인범 시나 도시오가 풍겨내는 분위기는 일본 추리소설 애독자들에게 유명한 어떤 작품을 연상하게 한다. 그 작품은 바로 위에서 언급한 『살육에 이르는 병』이다. 작가 후기에도 나와 있듯이 아비코 다케마루는 『뫼비우스의 살인』을 쓰는 도중에 『살육에 이르는 병』의 플롯이 떠올랐고, 『뫼비우스의 살인』을 슬랩스틱 『살육에 이르는 병』이라고 표현한다.
과연, 하야미 삼남매와 다른 등장인물이 『0의 살인』에서처럼 여전히 유머러스하게 행동하기는 하지만 시리즈 이전 작품들과는 다른 어두움과 질감이 느껴진다. 또한 시나 도시오가 보여주는 심리는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좀 더 실감나게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