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법률 단위의 암기를 넘어, 특별형법의 핵심 맥락을 장악하다”
오늘날 생성형 AI와 고도화된 법률 검색 엔진의 발전은 법학 교육과 실무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제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부합하는 판례를 검색하고 단편적인 법조문을 확인하는 일은 더 이상 인간의 독점적 영역이 아닙니다. 그러한 지식은 손가락 끝에서 몇 초 만에 쏟아져 나오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기술이 발전할수록 수험과 실무 현장의 혼란은 그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모르면, 무엇을 찾아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복잡다단한 사건을 마주했을 때, 이것이 특별법상 가중처벌 대상인지 혹은 어떤 절차적 특례가 작동하는 것인지 등 사안의 ‘핵심’을 포착해 내지 못한다면, 아무리 뛰어난 AI 비서가 곁에 있어도 무용지물에 불과합니다.
본서는 조문 나열식의 해설서도, 판례 요약서도 아닙니다. 사실관계를 마주했을때 법률가가 거쳐야 하는 [사안 분류 ? 쟁점 추출 ? 해결을 위한 검색]의 사고프로세스를 책의 구조 그 자체로 구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를 위해 본서는 법률단위 평면적 서술을 과감히 탈피하고, [교통 관련범죄], [성폭력범죄], [뇌물 관련범죄], [가중처벌], [기타 중요 범죄]의 5대 주제별 분류 체계를 도입하였습니다.본서의 구체적 차별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분야별 입체적 망라와 큰 그림(Big Picture)의 제시입니다.
분야별로 관련 법령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구체적 사안에 대한 독자의 대응능력을 기르도록 했습니다. 예컨대 ‘교통’ 분야에서는 도로교통법, 교통사고처리법, 특정범죄가중법을, ‘성폭력’ 분야에서는 형법, 성폭력처벌법, 청소년성보호법을 한눈에 조망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각 범죄의 성요건, 가중처벌 여부, 소추요건의 특례 등을 거시적으로 관통하는 지식을 습득하게 됩니다.
둘째, 쟁점 발굴과 검색으로의 내비게이션 역할입니다.
이 책은 판례 지식을 주입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사안을 보았을 때 어떤 범죄가구성되고 어떤 숨은 쟁점이 있는지 스스로 포착하도록 돕습니다. 나아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나 검색 엔진에 “무엇을 검색해야 하는가”에 대한 정확한 나침반을쥐여줍니다.
셋째, 가독성을 극대화한 압축된 분량과 별책부록의 활용입니다.
장황한 판례 원문을 그대로 나열하는 책 부풀리기를 지양하고, 사고의 뼈를 잡는 데 꼭 필요한 핵심 법리만을 추려 분량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복잡한 비교나대조가 필요한 부분은 표와 그림을 활용하되, 본문의 흐름을 끊지 않고 학습 효율을극대화할 수 있도록 [별책부록]으로 분리 수록했습니다.
본서를 통해 단순한 암기를 넘어 사안 전체를 장악하는 눈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은 박영사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연구실에서
저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