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풍경에서 길어 올린 눈부신 생명력
- 『노랑의 은유』
가람시조문학신인상과 모상철시조문학상을 수상하며 단단한 서정을 구축해 온 류미월 시인이 두 번째 시조집 『노랑의 은유』(도서출판 작가)를 펴냈다.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시인은 2008년 『창작수필』과 2014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나무와 사람』, 산문집 『달빛, 소리를 훔치다』, 전자시집 『하루하루 각설탕』 등을 상재하였고, 가람시조문학신인상, 모상철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이번 시집은 따뜻하고 역동적인 정형의 숨길과 손길을 구체적 언어로 채록한 미학적 결실이다. 때로 가파르고 때로 평화로운 삶의 순간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담아내면서, 시인은 정형 양식에 대한 자의식을 보여주기도 하고, 사물에서 삶의 이치를 유추적으로 발견하는 과정을 건네기도 한다.
총 5부 72편으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이러한 그의 장처(長處)를 고스란히 충족하면서 그의 서정시인으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일차적으로 그것은 예술적 자의식에 바탕을 두면서 존재자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현상해가는 세계일 것이다. 그리고 그가 써가는 시조는 사물의 표면을 개괄하는 서경적 필치나 사회 현실의 반영을 지향하는 현실주의적 흐름으로부터 일정하게 비껴나면서, 삶을 규율하고 유지해가는 근본 조건들, 예컨대 인간의 의지나 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사랑과 그리움의 순간을 꼼꼼하게 기록해간다. 나아가 시인은 삶에서 초래되는 운명이나 그로 인한 고독한 실존을 불러들이면서 그것을 낱낱의 형상으로 구성해간다. 사물과 언어가 끊임없이 서로를 매만지면서도 필연적으로 결속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