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절대적인 진리도, 확고한 도덕도 더는 우리를 붙들어 주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붙들고 살아야 할까요.
『초월자』는 백여 년 전에 이 물음을 가장 먼저, 가장 정면으로 마주했던 한 철학자를 만나는 책입니다. 니체는 스스로를 망치를 들고 철학하는 사람이라 불렀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떠받들던 것들을 두드려, 그것이 정말 단단한지 아니면 속이 빈 우상인지를 시험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인간을 세우려 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사람, 곧 위버멘쉬입니다.
이 책은 그 망치의 궤적을 따라갑니다. 신의 죽음이라는 선언이 정말로 무엇을 뜻하는지, 그것이 왜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인지에서 출발합니다. 이어 낙타에서 사자로, 사자에서 어린아이로 이어지는 정신의 세 변화를 통해 자기를 넘어선다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봅니다. 지금 이 삶이 영원히 되풀이된다 해도 그것을 긍정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 자기 운명을 저주하는 대신 사랑하라는 가르침, 도덕의 뿌리를 파헤친 원한이라는 감정, 그리고 벼락처럼 짧은 잠언들을 지나, 고통을 알면서도 삶에 그렇다고 말하는 디오니소스적 긍정에 이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오해받아 온 니체를 바로잡습니다. 위버멘쉬는 남을 짓밟는 강자가 아닙니다. 그 넘어섬은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향합니다. 어제의 나를 넘어서는 것, 남이 정해 준 기준이 아니라 자기 가치로 자기 삶을 빚어내는 것입니다. 니체가 그린 초월자는 정복자가 아니라 창조자였습니다.
남의 시선과 기준이 하루 종일 흘러드는 오늘, 그 속에서 자기를 잃지 않기란 니체의 시대보다 오히려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오래된 물음은 지금 더 절실합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나는 지금 안주하고 있는가, 나아가고 있는가.
니체는 자기를 따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스승을 넘어서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이 책이 건네는 것도 정답이 아니라 물음입니다. 그 물음을 들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 오늘 이 자리에서 어제의 자기를 조금 넘어서는 한 걸음. 그것이 초월자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