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 활동이 일어나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범용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의료, 공중보건, 지역사회 돌봄, 개인건강관리 등 넓은 의미의 헬스케어 영역에서도 인공지능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 확산과 함께, 안전성, 리스크관리, 의료 윤리, 프라이버시, 데이터ㆍ사이버 보안, 인공지능 헬스케어 제품ㆍ서비스 관련 시장에서 혁신 경쟁 촉진과 독점규제 등 복잡다기한 거버넌스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거버넌스 문제가 적절히 해결되지 못하면, 과잉규제 오류와 과소규제 오류 둘 다 발생할 수 있다. 규제 오류는 관련 사업자는 물론이고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의료인 더 나아가 모든 국민에게 좋지 않다. 좋은 법과 좋은 거버넌스는 좋은 의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선의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선의에만 의존하는 거버넌스는 정부든 기업이든 의료기관이든 구조적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 채 부작용만 초래하는 원인 행위를 반복할 수 있다. 계속 반복되는 나쁜 결과가 오히려 정상 상태가 되면, 혁명적 충격이 없는 한 자발적 교정은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본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규제과학, 환자ㆍ정보주체 권리, 데이터 거버넌스, 빅테크와 대기업의 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장 진출에 따른 경쟁법 이슈 등 다양한 쟁점을 의료시스템과학과 법학을 통합한 관점에서 큰 그림으로 조망하면서, 저자의 서울대 휴먼시스템의학 박사논문을 일부 반영하였다.
본서가 인공지능 헬스케어의 최전선에서 연구와 진료를 수행하는 의료인, 복잡한 규제 환경에서 혁신을 시도하는 사업자,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을 설계해야 하는 정책결정자, 그리고 이 모든 변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새로운 시야와 통찰을 제공하는 작은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6. 1.
주진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