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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문화사
글쓴이
김혜정 저
출판사
역락
출판일
2026년 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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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혜정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판소리 심청가의 악조 연구?로 석사학위(1993), 한국학중앙 연구원에서 ?여성민요의 음악적 존재양상과 전승원리?로 문학박사 학위(2003)를 취득함. 국립민속국악원 학예연구사를 거쳐 경인교육대학교에 재직하고 있으며, 민요, 판소리, 무악, 농악, 잡가 등의 민속음악과 국악교육에 관해 연구하고 있음. 주요 논저로는 ??판소리음악론??, ??민요의 채보와 해석??, ??무당굿의 현장과 굿 음악의 변주?? 등 다수의 논저가 있음.

책 소개

분야예술
노래란 무엇일까?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사람이 목소리로 표현하는 것에는 감탄이나 비명과 같은 것도 있고 웃음이나 울음과 같은 것도 있다. 그리고 좀 더 다듬어진 것으로 말과 노래가 있다. 이러한 목소리 표현들은 생각보다 서로 밀접하다. 감탄사나 비명은 의도 없이 입에서 나오는 소리같지만 그 음높이와 길이, 움직임은 모두 그 사람의 문화적 배경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누군가의 탄식 소리를 들으며 그 탄식이 어떤 느낌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느낄 수 있다. 심지어 어떤 감탄사는 어느 나라 사람들, 또는 어느 지역 사람들이 주로 내는 것인지 알 수 있다. 특정 음높이와 강세, 소리의 끝마무리 등 다양한 조건들이 약속된 의미에 도달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중국의 문헌들에서는 말을 길게 하는 것이 노래라고 정의하고 있다. 말을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다고 생각될 때, 노래를 한다는 것이다. 그 부족함이 ‘기쁨’이라고 하였으나 어찌 감정에 기쁨만 있겠는가? 말하는 것만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감정이 있어 이를 노래로 표현하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민요를 부르는 이들은 말로 하다가 노래로 바꾸어 부르기, 노래를 하다가 말로 이어가기, 박자나 빠르기(한배), 호흡을 바꾸어 말하기(부르기), 좀 더 선율적인 긴 노래와 빠른 랩과 같은 방식의 리듬창을 오가는 것에 능숙하다. 그저 빠르게 말하기, 느리게 말하기와 비슷하기에 음악적 변화가 어렵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민요 가창자들에게 ‘길게’, 그리고 ‘짧게’라는 주문이 통한다. 음악적으로는 박자가 바뀌고 빠르기가 바뀌는 일이지만 민요 가창자에게는 그러한 음악 이론이 필요치 않다. 이것이 길게 불러 달라고 하면 말이 노래가 되는 원리다.

노래는 말과 닮았다. 말을 길게 만든 것이 노래이기 때문이다. 우리말의 억양이 그대로 음계가 되고, 말의 길고 짧은 장단(長短)이 그대로 리듬이 된다. 경상도의 억양을 담으면 경상도의 민요가 되고, 전라도의 억양을 담으면 전라도의 민요가 된다. 한국말을 담으면 한국의 노래가 되고, 다른 언어를 담으면 그 언어권의 노래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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