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 리스트
  • 구매
[eBook] 고령화 시대의 삶
글쓴이
김용수·김택호 저
출판사
부크크
출판일
2026년 9월 7일
  • 읽고있어요

  • 다 읽었어요

  • 읽고싶어요



책 소개

분야인문/사회
노인을 춤추게 하라

노인(老人)은 나이가 많이 들어 늙은 사람이며, 노년(老年)은 나이가 들어 늙은 때 또는 늙은 나이이다.
노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답이‘지저분하다. 냄새가 난다. 앉으면 존다’였다고 한다. 그럼, 이번에는 노년하면 연상하는 색을 스스로에게 한 번 물어보자. 아마도 거의 회색, 검은색, 흰색 같은 무채색을 꼽지 않을까. 물론 일본에서 사용하기 시작해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는 실버( Silver), 즉 은색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나, 노인으의 흰머리를 미화시켜 은발로 표현하고 그것을 노인을 지칭하는 단어 Silver(실버)로 사용하는 일본이나,‘Gray Panthers(회색표범)’라 하여 노인 권익운동단체 이름에 회색이 들어가는 미국이나, 자의든 타의든 노년의 색을 연상하는 범주는 놀랄만큼 닮아 있다.
이 땅의 노인들에게 전원 정부 표창을 줘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일제 치하에서 태어나 6·25의 참상을 몸소 겪었고 국민소득이 몇 백 달러도 되지 않던 1960·70년대의 보릿고개를 견디며 피땀 흘려 일했던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이다. 자식을 대여섯씩 나아서 전후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해 주었고, 헐벗고 살면서도 뜨거운 교육열로 그들을 경제중흥의 일꾼으로 길러냈다.
그런 노인들의 현실은 참담하다. 남은 건 표창장이 아니라 가난과 외로움, 냉대뿐이다.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자신을 위해서는 모은 돈 한 푼 없어 당장 내일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비참한 여생을 살고 있는 노인들이 대다수다. 어렵게 살면서도 부모를 봉양했건만 정작 자신들은 자식들과 떨어져서 고독한 황혼을 보내고 있다.
이런 노인들을 존경하기는커녕 배척하기 일쑤다. 동방예의지국이란 말조차 생소한 젊은이들은 노인들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 자칫 훈계하려 들다가 봉변당하기 십상이다. 우리의 노인 빈곤율은 세계 1위, 그것도 압도적 1위다. 연금과 노인빈곤율 등을 반영한 노인 소득 분야 지수 순위는 90위로 꼴찌나 다름없다. 경제 대국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통계다. 노후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 바쳐 일해 온 결과가 이것이다. 자신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염두에 뒀더라면 이런 안타까운 상황은 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수명이 늘어난 것이 가난한 노인에게는 결코 축복일 수 없다. 병마와 싸우며 죽지 못해 연명하는 삶은 고통일 뿐이다. 평생을 해로하다 둘만 남은 부부의 한쪽이 중병에라도 걸리면 삶의 질은 극도로 악화된다. 가족의 힘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어 종국에는‘간병 살인’이라는 비극적인 선택을 하고 마는 경우도 적잖다.
자식들에게도 외면 받는 노인들이 할 수 있는 호구지책이란 종이 줍는 일 외엔 없다. 일생 나라와 자식을 위해 일한 대가가 넝마주이 신세인 것이다. 서울의 한 구에 종이 줍는 노인이 1,000명 넘는다고 한다. 자식들 또한 만만찮은 생을 살고 있기에 노인들은 자신들이 부모에게 했던 봉양이란 말을 잊고 산다. 부담을 주기 싫은 것도 어쩌면 자식들에게 마지막 남기는 사랑일 것이다.
빠른 속도로 늘어가는 노인들을 받들기엔 국가도, 젊은 세대도 힘에 부친다. 기초노령연금 몇 만원을 더 줄 형편이 못돼 결국 공약을 파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공짜로 타고 다니던 대중교통도 적자의 원인이라며 줄이겠단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자식 세대가 고통을 분담하는 길밖에 무슨 다른 방도가 있겠는가. 10만∼20만원 세금을 더 내면 된다. 교통 요금도 십시일반 보태면 되지 않겠는가. 생활이 조금 궁색해지더라도 견뎌야 한다. 부모 세대도 견뎠다. 그러다 가난의 구렁텅이에 빠진 그들을 위해 감수하는 게 마땅한 도리다.
예산을 늘려서 노인 복지체계를 세심하게 손봐야 한다. 주위엔 굶주리고 추위에 떠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중병에 걸려도 병원 한 번 가지 못하는 노인을 위한 사회 안전망도 시급하다.
노인이라고 일할 힘이 없지 않다. 노인의 일자리를 대폭 늘려야 한다. 취로사업을 헛돈 쓴다고 생각하지 말라. 줄줄 새는 낭비성 예산은 따로 있다. 민간도 적극적으로 나서라. 시간제라도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가난보다 힘든 건 고독이다. 돈보다도 벗이 더 절실하다. 노인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여가 문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빈곤율과 더불어 노인 자살률 또한 한국은 세계 1위다. 우리만 지난 10년 동안 두 배 넘게 뛰었다. 질병과 가난도 원인이지만 고독이 첫째 이유다. 서울보다 농어촌의 노인 자살률이 높은 것도 그런 연유다.
늙지 않고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 누구라도 노인이라 불리는 날이 온다. 미래의 우리를 보는 마음으로 노인을 봐야 한다. 그래서 노인이 춤추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은 인생의 처음 20년 동안 부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의존하고, 그후 40년에서 50년 정도 지나면 다시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삶을 살게 된다. 노인이라고 해서 다 같은 노년이 아니라 65세에서 74세까지를 전기고령자(연소노인, young-old)라고 하고, 75세부터를 후기고령자(고령노인, old-old)로 구분하는데, 후기고령자 쪽으로 가면 갈수록 건강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난다.
아무나 노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질병과 전쟁의 사고에서 일단 살아남아야 노년을 맞을 수 있다. 같은 중년을 보내고 있는 배우자와 친구들, 선후배들 가운데 과연 몇 사람이 살아남아 노년을 함께 보낼 수 있을지 생각하면 나이 듦 자체가 얼마나 무겁고 엄숙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노인들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어르신’,‘시니어’,‘실버’,‘연장자’같은 말로 완곡하게 말하는 경우가 많다. 늙었는데 가난하기까지 하다면 노궁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속되게 표현할 때는‘노인네’,‘노친네’,‘노땅’ 이것은 노인보다는 중장년 정도 혹은 꼰대스러운 사람들, 상사,

전체 리뷰 (0)
최근 작성 순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