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도서관의 가장 깊은 곳에는 아무도 열지 못한 유리 온실이 있었어요. 온실 한가운데에는 밤하늘처럼 짙은 사파이어빛 책 한 권이 놓여 있었지요.
책의 표지에는 금빛 나뭇잎 잠금장치가 달려 있었고, 가장자리에는 진주처럼 고운 종이가 살짝 보였습니다. 달빛나방 세라는 매일 밤 유리 너머에서 그 책을 바라보았어요.
어느 날 온실 지붕에 네 계절의 빗방울이 동시에 떨어졌습니다. 금빛 잎사귀가 사르르 풀리자 책은 마치 오래 참고 있던 숨을 내쉬듯 첫 장을 펼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