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최은영은 조물조물 빚으면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흙’에 대한 그림책 『나는 그릇이에요』, 눈을 감으면 어디든 여행을 떠나게 하는 ‘바람’에 대한 그림책 『불어, 오다』에 이어, 이번에는 ‘물’에 대한 그림책을 출간했다. 물이란 어디에나 흐르고 스며들 뿐 아니라 넘치고 사라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생명이 시작되는 곳이다. 작가는 ‘생명이 성장하고 꿈에 가까이 가는 모습’을 작은 물방울의 성장기로 표현했다.
물방울은 거센 빗방울과 포근한 눈송이를 맞으며 점점 성장하고, 끊임없이 흘러간다. 작고 맑은 시냇물, 도시의 하천, 큰 강, 그리고 드디어 꿈꿔온 바다를 만날 때까지. 『바다에서 기다릴게』는 물에 대한 이야기이자, 성장하고 좌절하면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생명에 대한 이야기이도 한 셈이다.
물방울은 이른 봄, 얼음에서 태어난다. 깨끗하고 맑은 시냇물에서 친구들과 웃고 장난치며 조금씩 자라난다. 하지만 안전한 시냇물을 떠나 다른 곳으로 흘러가야만 할 때가 온다. 도심의 하천은 깨끗하지 않고, 나쁜 냄새로 가득하다. 늪과 같은 오염된 물속에서 물방울은 헤엄을 멈추고 깊은 잠에 빠지고 만다. 그때 후득, 후드득, 굵은 빗방울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물방울을 깨운다. “깨어나! 잠들면 안 돼!” 물방울은 과연 다시 용기를 내어 흐를 수 있을까?
이 책은 물의 다양한 모습을 이야기 속에 자연스레 담았다. 얼음, 물방울, 비, 눈송이, 시냇물, 강, 바다…. 변화무쌍한 물의 모습은 마치 작은 아기로 태어나 조금씩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며 성장하는 어린이의 모습과도 같다. 쉴 새 없이 변화하는 물의 모습을 관찰하듯 읽어가다 마침내 물방울이 바다에 도착해 커다란 파도가 되어 노래를 부르는 결말에 마주치면, 독자는 저마다 바랐던 꿈을 이룬 듯 벅찬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