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01년부터 2023년까지 열린 문자문화와 타이포그래피 전시 〈타이포잔치〉를 다룬다.
전시는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여러 요소가 관계를 맺으며 이루어지는 사건이다. 전시가 끝
나면 작품과 공간은 사라지지만, 그 과정의 선택과 변화는 여러 기록으로 남는다. 흩어진 기
록을 연결하면 전시가 만들어지고 관람객에게 가닿은 과정을 다시 살펴볼 수 있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타이포잔치〉의 기록은 대부분 ‘어떤 작품과 작가가 어느 해에 참여했는가’를 중심
으로 정리되어 있다. 이 기록만으로는 각 전시가 던진 질문이 이후 전시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달라졌는지 알기 어렵다. 이 글은 ‘질문’, ‘관계’, ‘확장’이라는 세 가지 개념을 사용하여 각 전
시가 문자문화를 바라본 관점, 그 질문이 작품과 공간, 관람 경험에 나타난 방식, 서로 다른
회차의 질문 사이에서 이어진 것과 달라진 흐름을 살펴본다. 각 회차의 질문을 중심으로 기록
을 다시 읽고, 전시를 기록하고 수집할 때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남겨야 하는지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