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말 살아있는가?
혹 신앙의 이름만 남은 유령은 아닐까?
『명동성당의 유령들』은 하창길 목사의 네 번째 희곡집으로, 지난해 출간한 『요단 리버사이드 호텔』에 이어 짧은 기간에 완성한 세 편의 신앙희곡을 한 권에 담았다. 이번 희곡집에는 「왕의 정원, 왕의 서재 그리고 왕의 식탁」, 「입실렌티 병원의 그리스도들」, 「명동성당의 유령들」 세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서로 다른 이야기와 배경을 가진 세 작품은 인간의 내면과 영적 세계, 신앙의 본질이라는 공통된 질문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첫 번째 작품 「왕의 정원, 왕의 서재 그리고 왕의 식탁」은 천사와 사탄, 성경 속 인물들이 등장해 성경의 이야기를 극적인 장면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반역을 도모하던 흑천사들은 인간 세상과 왕의 고난을 유도하다가 왕의 재판 이후 심판을 받는다.
두 번째 작품 「입실렌티 병원의 그리스도들」은 자신이 진짜 그리스도라고 주장하는 환자 세 명이 등장한다. 이들을 진료하고 보호자와 상담하는 닥터노는 점차 그들이 정말 메시아인 듯 스스로의 변화를 느낀다.
세 번째 작품 「명동성당의 유령들」은 지하 성당에 안치된 유해함과 관이 빈 것을 발견한 신부들의 심각한 회의로 시작한다. 사라진 유해에 관해 저마다 추론하던 중 수녀들이 유령을 목격한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신부들 앞에 예수의 모습을 한 영이 나타난다.
『명동성당의 유령들』은 종교적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희곡이라는 문학 장르를 통해 독자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성경 속 사건과 인간의 욕망, 믿음과 의심, 영적인 세계와 현실 세계가 무대 위에서 교차하면서 신앙이란 무엇이며 인간은 무엇을 믿고 살아가는지를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