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for the Rainbow 무지개를 향하여』(1977) 초판본에 수록되었던 시와, 그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유작들을 모두 모아 엮은 김세경의 유고 영시집의 수정증보판이다.
초판은 1976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작가의 갑작스러운 죽음 직후에 나왔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스물두 살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그가 써온 영시들 중 70편을 아버지인 동국대학교 영문과 김복선 교수가 한국어로 옮겨, 1977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작가는 1967년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경복중학교에 부임한 바바라 셔크(Barbara Shirk) 선생님에게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그는 수많은 영시와 영어 일기, 영어 편지를 남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시가 특별한 이유는 단지 '영어로 쓰였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은 그의 삶과 시 속에 흐르는 자연에 대한 동경, 우정과 사랑과 삶과 죽음과 자유를 향한 순수한 시선, 그리고 전쟁에 맞선 조용한 저항의 정신이다.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 대학생을 거쳐 한 사람의 군인으로 성장해가던 순간순간의 순수한 감정과 깊은 사유를, 그는 쉽고 간결한 영어로 써내려갔다. 5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넘어, 그의 시는 여전히 열세 살에서 스물두 살 청년의 눈으로 바라본 꿈과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사랑의 목소리를 전한다. 그의 작품은 반세기 전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우리의 이야기로 다가온다.
제목은 초판본과 동일한 『Run for the Rainbow(무지개를 향하여)』이다. ‘Run(달리다)’는 그가 생전에 사랑했던 달리기를, ‘Rainbow(무지개)’는 그가 평생 꿈꾸었던 아름다운 세상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