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의 시집이 쓸쓸해서 그 사람의 시집을 한 번 더 읽습니다
[박미숙이 돌아왔다]는 정순자 시인의 두 번째 신작 시집으로, ?서정주와 김남주? ?박미숙이 돌아왔다? ?입양? 등 53편이 실려 있다.
정순자 시인은 부산에서 태어났고, 1987년 무크지 [지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사철 푸른 세상] [박미숙이 돌아왔다]를 썼다.
정순자의 시에 드리운 ‘쓸쓸함’은 단순한 정서나 회고적 감상이 아니라, 사물의 현존과 부재, 지나간 시간과 현재의 기억, 병든 몸과 그것을 일으켜 세우는 말 사이의 간격에서 생겨나는 울림이다. 소리와 의미 사이의 긴장은 소박하고 절제된 시어에 깊이를 더한다. 그의 시는 의미를 강요하거나 감정을 과장하지 않는다. 말이 멈춘 자리에서 기억이 계속되고, 시구가 끝난 자리에서 사물의 여운이 비로소 시작된다.
그의 시는 사물을 점유하거나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그것과 가장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강요되지 않은 긴장은 독자를 사물에 가장 가까운 자리로 이끈다. 먹먹한 세월을 건너온 시인의 일상은 설명이나 고백으로만 제시되지 않고, 독자에게 하나의 실감으로 다가오는 시어들 속에 촘촘히 박혀 있다. 독자는 그 행간을 따라가며 시인의 삶을 대신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삶에서 되살아나는 나날의 기억과 잠시 함께 머물게 된다. 시가 건네는 위안은 바로 이러한 머묾에 있다. 시는 잃어버린 것을 돌려주지는 않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도록 하나의 거처를 마련해 준다. 정순자의 시는 그 잃어버린 것을 애통하게 여기지 않고, 그 빈자리를 팽팽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상 이택광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