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를 마치고 이런 생각이 든 적이 있는가. 이거, 내가 쓴 게 맞나.
AI는 설교를 대신 써 준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편해지는 만큼 찜찜해진다. 그리고 그 찜찜함이 어디서 오는지 모르면 계속 남는다.
이 책은 AI를 끊으라고 하지 않는다. 금지 목록도 주지 않는다. 도구는 계속 바뀌고 목록은 반년이면 낡기 때문이다.
대신 찜찜함이 사라지는 자리를 찾는다. 무엇을 맡겨도 되고 무엇은 내가 해야 하는지, 도구가 바뀌어도 다시 판단할 수 있는 자리다.
십오 년을 목회한 저자는 남의 설교를 버리고 자기 설교를 쓰기 시작하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AI 앞에서 같은 질문을 다시 만난다. 문장은 새것인데 판단은 누구의 것인가. 이 책은 그 질문을 스무 장에 걸쳐 밀고 나간 기록이다.
앞의 아홉 장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본다. 묵상과 판단과 책임이 어떤 순서로 넘어가는지, 프롬프트를 아무리 다듬어도 왜 해결되지 않는지, 어디까지가 내 설교인지를 다룬다.
뒤의 열한 장은 실제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다룬다. 사람에게 남겨야 할 일과 맡겨도 되는 일을 가르고, 본문 앞에서 자기 질문을 세우고, AI가 내놓은 답을 검증해 다시 선택하는 과정을 저자의 설교 준비 그대로 따라간다. 마지막 장에서는 독자가 자기 프로세스를 직접 만든다.
AI를 덜 쓰는 설교자가 되자는 책이 아니다. 쓰면서도 자기 설교를 잃지 않는 설교자가 되자는 책이다.
강단에 서는 사람, 설교를 준비하며 AI를 열어 본 적 있는 사람, 그러고 나서 마음이 개운하지 않았던 사람을 위해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