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 시편들과 벌써 십여 년 이상을 같이 살았다.
봄 뻐꾹새가 물어오는 아지랑이 보리밭 둔덕, 찔레꽃 무더기 속 찔레 새순이 지금은 손목만 하게 굵어졌다.
나와 자별한 이들이 거의 늙어 죽거나 겨우 자리보전한다.
시詩, 하릴없이 그간 내 속에 끓이고만 있다가 다시 또 둥지 밖으로 이소離巢 시키는 시편이 가엾다.
그렇더라도 시詩여, 당당하고 낭랑하라.
밖에 나가셔서 부디, 기죽지 말고 그 어디, 어느 자리든 존귀하고 존엄하라
나의 시는 아직 쓰지 않았으므로 전율 거듭하며 내가 시를 쓰는 그날까지, 시여!” - 시인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