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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ood, 식탁의 품격
글쓴이
남상원 저
출판사
책연
출판일
2026년 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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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남상원

농식품 수출의 정책 기획과 집행, 수출 현장 경영, 학술 연구를 두루 수행해 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주)한국버섯수출사업단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는 (사)한국농식품미래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하며 대한민국 농식품 수출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저서:『남상원의 수출농업』, 『농식품수출의 성공열쇠 2』

책 소개

분야경제 경영
1990년대 중반 우리 농업은 새로운 전환점 앞에 서 있었다. 시장 개방이 확대되면서 국내시장만으로 농업의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가 시작되었고, 수출은 선택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당시 농식품 수출은 20억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그 수출 통계의 이면에는 우리 밭과 온실에서 시작된 신선농산물의 수출전선이 있었다. 한국 농업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생산을 넘어 산업을 설계해야 한다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지기 시작하였다.

2008년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 로드맵이 마련되던 시기의 화두는 ‘수출 확대’였다. 2010년 농업전망에서 발표한 ?농식품 품목별 수출증대 전략? 역시 어떻게 수출을 늘리고 새로운 수출상품을 육성할 것인가라는 시대적 질문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16년이 지난 지금, 질문은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더 수출할 것인가’를 넘어 ‘수출이 지속되는 산업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한국 농식품 수출이 성장하고 진화해 온 과정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보여준다. 수출에 성공한 품목과 그렇지 못한 품목의 차이는 단순히 생산량에 있지 않았다. 품종과 생산, 저장과 물류, 조직과 마케팅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할 수 있었는가의 차이였다.

우리 농업은 오랫동안 생산 중심의 발전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시장의 경쟁은 생산량이 아니라 산업 시스템의 완성도에서 결정된다. 안정적인 공급망과 품질관리, 브랜드와 신뢰, 물류와 조직이 결합될 때 비로소 하나의 품목은 수출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한국의 주요 K-농산물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최상위권의 수출단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한국 수출농업의 자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래 경쟁력을 묻는 경고이기도 하다. 오늘의 높은 수출단가는 우수한 품질과 생산기술, 그리고 수출 시스템이 만들어 낸 성과이다. 그러나 높은 가격은 영원히 보장되지 않는다. 일본은 연구개발과 농업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세계는 AI 기반 스마트농업과 자동화를 중심으로 생산성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더 높은 가격을 받느냐가 아니라, 그 가격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산업 시스템을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

딸기와 파프리카, 포도와 배, 버섯은 어떻게 수출산업으로 성장하였는가. 토마토와 사과, 단감, 복숭아, 감귤은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가. 또한 네덜란드와 뉴질랜드, 이탈리아 등 농업 선진국은 무엇을 설계하였기에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는가.

??K-Food, 식탁의 품격??은 단순히 10개 품목의 수출 사례를 정리한 책이 아니다. 한국 농식품 수출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기 위한 기록이다. 성공 사례를 나열하기보다 그 이면에 존재하는 산업 구조와 시스템, 그리고 수출산업화의 원리를 찾아보고자 하였다.

이 책을 집필하며 무엇보다 크게 느낀 것은 한국 농식품 수출의 미래는 생각보다 훨씬 밝다는 사실이었다. 품종과 기술, 생산자 조직, 저장과 물류, 그리고 K-컬처를 기반으로 한 세계 시장의 관심까지, 우리는 이미 여러 품목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물론 기후 변화와 노동력 감소, 소비 구조의 변화, 특정 시장과 품종에 대한 의존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산업을 다시 설계할 새로운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생산이 아니라, 세계 시장의 변화를 흡수할 수 있는 산업 시스템을 완성하는 일이다.

오늘날 K-농식품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시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쟁은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하는 경쟁이 아니라, 더 정교한 산업 시스템을 설계하는 경쟁이 될 것이다. 100억 달러는 한국 수출농업이 이룬 값진 성과이자 새로운 출발점이다. 앞으로의 30년은 생산 중심의 농업을 넘어 산업 중심의 농업으로 진화하며 K-Food를 세계 식탁의 새로운 표준으로 만들어 가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식탁의 품격은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출을 설계한 국가만이 다음 시장에 남는다.”

이 책이 농업인과 수출업계, 생산자 조직과 정책 담당자, 그리고 우리 농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분들에게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농업은 한 세대가 완성하는 산업이 아니다. 앞선 세대의 경험 위에 다음 세대의 도전이 이어질 때 비로소 하나의 산업이 완성된다.
오랫동안 마음에 간직해 온 서산대사의 한 구절이 있다.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가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리라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이 책 역시 한국 농식품 수출의 다음 30년을 준비하는 작은 이정표로 남기를 소망한다.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더욱 보완하고 발전시켜 주기를 기대한다.

2026년 8월
남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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