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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레임덕, 오리는 왜 절뚝거렸을까
글쓴이
노성문 저
출판사
해라빛출판사
출판일
2026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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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사회학산책
우리는 뉴스에서, 유튜브 댓글창에서, 정치 평론가의 입에서 '레임덕'이라는 말을 거의 매주 듣는다. 임기 말 권력이 흔들릴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 단어를, 그러나 정작 한 번이라도 그 유래를 궁금해한 사람은 많지 않다. 왜 하필 '오리'일까. 그것도 '절름발이 오리'일까. 정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어 보이는 이 동물이, 어쩌다 권력의 황혼기를 가리키는 가장 널리 쓰이는 은유가 되었을까.

흥미로운 사실은, 이 단어가 애초에 정치와는 무관한 곳에서 태어났다는 점이다. 미국 하원 공식 역사 아카이브(U.S. House of

Representatives, History, Art & Archives)에 따르면 'lame duck'이라는 표현은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빚을 갚지 못한 파산 사업가를 가리키는 말로 처음 쓰였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확인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761년, 영국 귀족 호레이스 월폴이 쓴 편지에 등장한다. 증권거래소에서 결제일에 빚을 갚지 못하고 절뚝이며 퇴장하는 투자자의 모습이, 다친 새가 무리에서 뒤처지는 모습과 겹쳐 보였던 모양이다.

이 단어가 대서양을 건너 미국 정치 용어로 자리 잡기까지는 다시 반세기가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이 오래된 은유를 한국의 정치 현실 위에 그대로 포개어 쓰고 있다. 이 책은 그 250여 년의 여정을 따라가 보려는 시도다. 하나의 단어가 어떻게 시대와 국경을 넘어 살아남았는지 들여다보면, 권력이라는 것이 원래부터 지니고 있던 어떤 속성이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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