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용어 가운데 ‘열반(涅槃, nibb?na)’만큼 널리 알려졌으면서도 동시에 그만큼 오해받아 온 말은 드뭅니다. 서구에서 이 말이 처음 소개되던 19세기, 여러 학자들은 이를 ‘소멸’, ‘절멸’, 심지어 ‘허무로의 전락’으로 번역하며, 불교를 일종의 염세적 허무주의로 규정하는 오랜 편견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이 편견은 오늘날까지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열반에 든다’는 말이 대중적으로 ‘완전히 없어진다’는 의미로 막연히 소비되는 경우가 여전히 흔합니다.
이 책은 이 오랜 오해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열반이 정확히 무엇의 소멸을 가리키는지, 그리고 그 소멸이 왜 허무나 절멸과 근본적으로 다른지를, 이 시리즈의 앞선 네 책이 쌓아온 논의 위에서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