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넘치는데 왜 생태계는 작동하지 않는가. 실리콘밸리·중관춘·런던·추크·두바이, 다섯 도시가 보여주는 답은 하나다. 자원이 아니라 흐름을 설계하라. 연결되지 않은 정책은 지도 없는 길이다.”
한국 벤처는 세 번의 겨울을 지났다. 2000년 코스닥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투자 혹한기. 그때마다 정부는 마중물을 부었고, 2026년에도 111개 기관이 508개 사업에 3조 4,000억 원 넘는 예산을 쏟는다. 그런데도 창업자는 외롭고, 자금은 특정 단계에서 끊긴다. 왜 이 많은 자원이 하나의 생태계로 작동하지 못하는가.
답은 다섯 도시에 있다. 실패를 자산으로 바꾼 실리콘밸리, 국가가 설계한 중관춘, 민관이 함께 키운 런던 테크시티, 규제의 온도를 조절한 스위스 추크, 법과 세제와 공간을 하나로 묶은 두바이 DIFC. 저자가 현장에서 확인한 공통점은 하나다. 성공한 도시는 자원을 더 쌓은 도시가 아니라, 자원이 흐를 길을 먼저 설계한 도시였다.
그 관점으로 보면 한국의 문제는 요소가 아니라 연결이다. 초기 투자와 회수 사이 끊긴 자금 사다리 - 시제품이 나왔으나 민간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는 ‘죽음의 계곡’, 첫 고객을 찾지 못하는 ‘시장 진입의 벽’, 상장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회수의 보릿고개’, 그리고 수도권 밖에서 머물지 못하는 돈과 사람. 이 책은 그 지점을 잇는 다섯 가지 설계 요소와 다섯 가지 제안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