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도화살이 강한 사주라 평생 일곱 명의 여자와 인연을 맺게 될 것입니다”
『황당한 인생』은 중국 동북 농촌에서 태어나 문화대혁명 이후 재편되던 농촌의 마지막 풍경을 몸으로 겪고, 이십 대에 가정을 이루었으며, 낯선 해안 도시에서 새 일을 시작했다가 끝내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아홉 해를 공장 노동자로 살아낸 한 사내가,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써내려간 자전적 소설이다. 어릴 적 점쟁이에게 들은 “일곱 명의 여자와 인연을 맺게 될 것”이라는 말은 철없는 소년에게는 그저 우쭐한 농담거리였지만, 지나온 삶을 돌아보는 지금의 화자에게는 차마 웃어넘길 수 없는 예언이 되어 있다.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해 모두 4부로 구성된다. 두 살 무렵 고열로 사경을 헤매다 살아난 아이가 첫사랑의 설렘을 알아 가는 유년(1부), 결혼과 가정을 이루었지만 의심과 균열로 흔들리는 시절(2부), 낯선 도시와 낯선 나라로 거듭 삶을 옮기며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순간들(3부), 그리고 아홉 해의 이주노동 끝에 가족의 오랜 상처와 마주하고 마침내 손주의 웃음 속에서 작은 평온을 찾기까지(4부)의 여정이 담담한 1인칭 고백체로 이어진다.
화려한 성공담도, 극적인 반전도 없다. 다만 “아무도 읽지 않는다 해도, 훗날의 나 자신에게만 전하는 글이라 해도” 좋다며 시작한 한 사람의 정직한 기록이, 이름도 낯선 땅에서 저마다의 삶을 옮겨 다니는 이 시대 수많은 이주자들의 얼굴과 겹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