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의 칸칸을 채우는 스펙이나 타이틀 대신, 계절로 나를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늦은 밤까지 책상에 불을 밝히며 책장을 넘기던 밤들이 있었고, 낯선 사람들 틈에서
온종일 눈치를 살피며 나를 조금씩 깎아내리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행정의 서류 더미 속에서, 혹은 아이들의 작은 손을 마주 잡던 낯선 공간 속에서,
저마다의 매서운 겨울을 지나왔습니다.
지나온 계절은 매번 빛깔이 달랐고, 머물다 간 자리마다 무언가를 두고 떠났습니다.
그 시린 흔적과 애써 버텨낸 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내 삶의 결을 이루었습니다.
마음의 겨울을 통과하고 있는 당신에게 건네고 싶습니다.
"나도 당신과 똑같은 계절을 지나왔다고, 그러니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고."
이 글이 곁을 지켜주는 작은 불빛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