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되는 국내 기업 14,922개 가운데 다른 기업과 손잡은 곳은 1,060개, 7.1퍼센트입니다.
5년 동안 움직이지 않은 숫자입니다. 그사이 대기업마다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생겼고, 금융지주마다 육성 플랫폼이 붙었고, 지자체 오픈이노베이션 예산이 해마다 편성됐습니다. 판은 커졌는데 손을 잡은 기업 비율은 그대로입니다. 그 대비가 이 책의 출발점입니다.
제휴를 한다는 1,060개도 절반 이상이 같은 업종이거나 원래 거래하던 곳과 합니다. 업종이 다른 국내 기업과 손잡은 곳은 259개, 전체의 1.7퍼센트뿐입니다. 밖의 것을 안으로 들여오는 게 이 말의 정의인데, 실제로는 서로 아는 사이끼리 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는 97조원으로 21.4퍼센트 늘었습니다. 안에는 쓰는데 밖으로는 안 엽니다.
저자는 2018년부터 창업지원과 오픈이노베이션 용역사업 35건을 총괄했습니다. 기술을 대조해 걸러낸 유효 후보기업이 300곳을 넘고, PoC 검토 단계까지 간 것이 50건 남짓, 실제로 성사된 PoC가 30건입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CVC 쪽 접점은 80곳 이상 만들었습니다. 이 책은 그 사이에서 무엇이 새는지를 적은 기록입니다.
행사장에 부스를 놓은 기업 목록과 계약서에 이름이 올라가는 기업 목록은 다릅니다. 이 책은 그 둘 사이의 구간을 순서대로 다룹니다.
먼저 시작조차 못 하는 이유를 넷으로 나눠 봅니다. 담당자가 어떻게 정해지는지, 예산의 성격이 결과를 어떻게 바꾸는지, 안에서 만들면 된다는 판단이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아무도 실패 비용을 지려 하지 않는 구조가 무엇을 막는지입니다.
그다음 돈이 어디서 오는가를 봅니다. 여섯 개의 모델을 놓고 미국과 유럽, 인도와 동아시아가 각각 어떻게 굴리는지 확인한 뒤 대한민국의 현재 위치를 짚습니다.
붙은 다음에 깨지는 자리도 다섯으로 나눠 씁니다. 조직도에 없는 지도, 서로 다른 속도, 담당자 교체, 잘못된 짝, 그리고 PoC 이후의 공백입니다.
준비 단계에서는 왜 하는가, 무슨 기술이 필요한가, 누가 결정하는가, 무엇을 셀 것인가, 누구와 짤 것인가 다섯 칸을 채웁니다. 특히 매칭 건수를 KPI로 잡으면 건수만 늘어나는 문제를 다루면서, 발굴에서 1차 접촉, 자료 교환, 내부 검토, 조건 협의, 실증 착수, 사업화까지 일곱 단계로 나눠 세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실행은 여섯 단계입니다. 발굴, 리버스 피칭 방식의 1차 미팅, NDA와 후속 협의, 전략적합성 검토, PoC 설계, 투자 검토. 각 단계마다 무엇을 확인하고 무엇을 문서로 남기는지를 순서대로 씁니다.
마지막은 실제 기록입니다. 된 건과 안 된 건을 같은 무게로 씁니다. 하루에 스무 건을 붙였을 때 실제로 돈이 움직인 것이 몇 건이었는지, 나머지는 어디서 멈췄는지를 몇 년 뒤에 다시 세어 본 결과까지 넣었습니다.
본문에는 도해 67개와 표 178개가 들어 있습니다. 개념 설명이 아니라 그대로 복사해 쓸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책 끝의 부록 11종은 인쇄해서 빈칸을 채우는 양식입니다. 6단계 실행 체크리스트, 기술 니즈 정의 워크시트, NDA와 MOU 작성 지침, PoC 협약 항목 체크리스트, 전략적합성 평가표, KPI 대시보드 양식, 국내 프로그램 목록, TIPS 계열 제도 요약, 참고 통계 출처, 그리고 스타트업용 대기업 협업 체크리스트입니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이나 신사업을 맡은 분
CVC와 액셀러레이터에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분
대기업 협업을 준비하거나 이미 미팅까지 갔는데 그다음이 없는 스타트업
창업지원기관에서 매칭 사업을 기획하고 평가하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