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르〉 패션 디렉터, 〈마리끌레르〉 편집장을 거쳐
에르메스 여성복 컬렉션을 이끈
전설적인 패션 저널리스트가 기록한
프랑스 패션의 뒷이야기
악마가 프라다를 입기 전에 꼭 알아야 할
프랑스 패션 황금기의 증언
소셜 미디어도, 광고 규제도, 거대 럭셔리 그룹의 입김도 없던 시절.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직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스타일에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1950년대 초부터 반세기 가까이 클로드 브루에 Claude Brouet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패션 저널리스트 중 한 명으로 시대를 관통했다. 1953년 〈엘르〉에 합류해 패션 디렉터 자리에 올랐고, 1972년부터 1988년까지 〈마리끌레르〉 편집장을 지냈다. 이후 장 루이 뒤마의 제안으로 에르메스 여성복 부문을 맡았다. 그가 몸담은 시대는 오트 쿠튀르 중심의 패션이 프레타포르테로 이동하고 수많은 신진 디자이너가 등장하던 격변기이자, 패션 매거진이 스타일의 기준을 제시하며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시기였다.
『클로드 브루에, 파리 패션 50년』은 클로드 브루에가 저널리스트 소니아 라슐린과 함께 자신의 삶과 일을 되짚은 회고록이다. 샤넬과 스키아파렐리 오트 쿠튀르 하우스에 대한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시작해 〈비브 라 모드〉, 〈엘르〉, 〈마리끌레르〉, 에르메스로 이어지는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패션의 변화가 펼쳐진다.
소니아 리키엘, 칼 라거펠트, 장 폴 고티에, 아제딘 알라이아, 이세이 미야케를 비롯한 디자이너와 기 부르댕, 파올로 로베르시, 피터 린드버그, 헬무트 뉴턴, 아서 엘고트, 스티브 히트 등 패션 사진의 역사를 만든 인물들도 그의 기억 속에서 되살아난다. 지금은 거장으로 불리는 이들이 신인으로 야심 찬 아이디어를 들고 매거진 편집부와 쇼룸을 오가던 시절, 브루에는 직접 옷을 보고 새로운 재능을 발견해 자신이 이끄는 매체 지면에 소개했다. 화려한 이름들 뒤에서 한 시대의 패션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기록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