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행정학』은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제대로 묻지 않았던 ‘기관’ 자체를 다시 바라보는 책이다. 행정학은 정부를, 경영학은 기업을, 법학은 법질서를 설명해 왔지만, 현실의 기관은 이 세 영역이 동시에 만나는 공간이다.이 책은 공공기관, 비영리기관, 대학, 학교, 연구기관, 병원, 협회와 재단 등 실제 기관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운영되는지를 하나의 체계로 이해하고자 한다. 그 중심에는 법치와 자치의 조화와 균형이라는 문제가 놓여 있다. 법치는 기관장의 자의와 권한 남용을 막고, 자치는 기관과 구성원이 책임 있게 판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따라서 좋은 기관은 규정이 많은 기관도, 기관장의 권한이 강한 기관도 아니다. 누가 어떤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그 권한은 어디에서 오고 어디까지 행사될 수 있는지가 분명한 기관이다.이 책은 정관과 규정, 조직과 직위, 권한과 책임, 위임과 전결, 이사회와 위원회, 내부통제와 사무조직을 하나의 질서 속에서 살펴본다. 또한 인사와 재정, 성과관리, 조직학습, 변화관리, 위험관리와 기관연속성까지 기관 운영의 주요 영역을 서로 연결하여 설명한다.기관장은 기관의 주인이 아니라 일정한 기간 동안 권한과 자원을 맡아 관리하는 수탁자라는 관점도 일관되게 강조한다. 사무직 역시 단순한 행정지원 인력이 아니라 기관의 제도와 기억, 지속성을 만들어가는 전문직으로 새롭게 바라본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사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고, 위기가 와도 핵심 기능을 유지하며, 스스로 잘못을 발견하고 배우고 변화할 수 있는 기관을 지향한다.『기관행정학』은 기관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실무서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기관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며, 어떤 질서에 의해 운영되어야 하고, 좋은 기관이란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행정학·경영학·법학의 경계를 넘어, 현실의 기관을 이해하고 더 나은 기관을 만들어가기 위한 새로운 시각을 제안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