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역사는 사람을 향한 오래된 질문에서 시작된다.?가난과 질병,?장애와 노령을 개인과 가족에게 맡길 것인가,?아니면 공동체와 국가가 함께 책임질 것인가?
공동체의 상호부조에서 출발한 보호는 고대의 구휼과 중세의 종교적 자선을 거쳐 근대의 빈민법과 사회보험으로 발전하였다.?산업화와 전쟁,?경제위기와 사회운동을 지나면서 사회복지는 자선에서 권리로,?시혜에서 국가의 책임으로 변화해 왔다.?그러나 사회복지역사는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쉽지 않다.?시대와 제도,?법률과 정책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제도의 명칭과 연도만 따라가다 보면 그 제도가 왜 필요했는지,?누구의 고통에서 시작되었으며 어떤 삶을 바꾸었는지를 놓치기 쉽다.
?이 책을 쓰면서 사회복지역사를 어떻게 더 가깝고 생생하게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였다.?그 답을 영화에서 찾았다.?영화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만나게 하고,?연표와 법률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한 조각의 빵을 훔쳐야 했던 이유,?일자리를 잃은 가족이 길 위에 설 수밖에 없었던 사정,?전쟁과 질병 속에서 보호를 기다리던 마음이 영화의 장면 속에 담겨 있다.
물론 영화가 역사 그 자체는 아니다.?영화에는 창작자의 해석과 상상이 들어 있다.?그럼에도 영화는 기록과 제도 뒤에 가려진 사람의 얼굴을 보여준다.?영화가 이야기의 문을 열면 역사는 그 배경을 밝히고,?사회복지는 그 시대가 인간의 고통에 어떻게 응답했는지를 설명한다.
?사회복지역사는 단순한 제도의 발전사가 아니다.?한 시대가 가난하고 병든 사람,?노동할 수 없는 사람과 돌봄이 필요한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이다.?보호의 이름으로 통제했는지,?빈곤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렸는지,?아니면 누구나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가 있음을 인정했는지에 따라 사회복지의 모습은 달라졌다.?그런 점에서 복지와 역사는 결국 모든 사람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젊은 날에는 세상을 단번에 바꾸는 변화를 꿈꾸었다.?그러나 오랫동안 사람의 곁을 지키며 변화의 또 다른 모습을 생각하게 되었다.?굶주린 사람에게 식사를 건네고,?아픈 사람에게 치료를 연결하며,?외로운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일이다.?개인의 선의에 머물던 도움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로 바꾸고,?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는 제도를 만드는 일이다.?어쩌면 사회복지는 느리지만 가장 깊고 오래 이어지는 변화인지도 모른다.
?
이 책은 완성된 답을 제시하려 하지 않는다.?영화 속 인물과 역사의 시간을 따라가며 독자와 함께 묻고 싶다.?우리는 이전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었는가??복지제도 밖에 남겨진 사람은 없는가??오늘의 사회복지는 누구를 보호하고 있으며,?다음 시대에는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또한 내가 살아온 시간과 시대가 만난 결과이며,?과거를 통해 미래를 바라보려는 작은 노력이다.
과거의 제도와 연도를 외우는 데 머물지 않기를 바란다.?영화 속 한 사람의 얼굴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만나고,?역사의 시간을 통해 오늘의 사회복지를 다시 바라보는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소망한다.?독자가 책을 덮은 뒤에도?“나는 어떤 사회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마음에 남길 수 있다면 이 책의 역할은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