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줄거리도 모르는데 괜찮을까? 박수는 언제 쳐야 되지?
어떤 작품을 고르고, 어느 자리에 앉고, 무엇을 눈여겨 봐야 하는지까지 객석 옆자리의 발레 덕후가 알려 주는 재밌고 쉬운 발레 공연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이름은 익숙하고, 무대 위 무용수들의 모습도 아름답다. 한 번쯤 직접 보고 싶지만 막상 예매하려니 망설여진다. 줄거리를 미리 공부해야 할까? 클래식 음악을 잘 몰라도 재미있을까? 특별히 차려입고 가야 하는 건 아닐까? 발레 공연은 왠지 아 는 사람들끼리 즐기는 고급스러운 취미처럼 느껴진다.
『발레 도슨트』는 그 망설임에서 시작하는 책이다. 저자 허클베리선 역시 처음부터 발레를 잘 알았던 것은 아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는 등장인물과 줄거리를 미리 알아보고 찾아간 〈호두까기 인형〉에서 발레의 재미를 발견했다. 누가 누구인지, 어떤 상황인지 알자 대사 없는 무대가 이해되었고, 눈송이들의 군무에서는 일상을 잊게 하는 아름다움을 만났다. 이 책에는 저자가 공연장을 드나들며 직접 품었던 의문과 블로그·인스타그램·유튜브 구독자들에게 받은
질문이 담겨 있다.
“같은 〈백조의 호수〉인데 어느 발레단 공연을 봐야 할까?” 예매창에서부터 생기는 고민에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차이를 짚어 준다. “등장인물 이름이 너무 낯선데 다 외워야 할까?” 싶은 독자에게는 작품의 배경과 주요 인물의 관계부터 알려 준다. 갈라와 전막은 무엇 이 다른지, 어느 좌석에서 보면 좋을지, 할인 혜택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까지 첫 관람에 필 요한 정보를 차근차근 안내한다.
공연이 시작된 뒤에도 궁금한 것은 많다. 왜 주인공은 바로 나오지 않을까? 이야기가 진행되 다가 왜 한참 동안 춤만 출까? 옆 사람은 방금 무얼 보고 박수를 친 걸까? 저자는 이런 순간 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춤을 충분히 즐기도록 짜인 클래식 발레의 구성, 무용수의 기량이 드러나는 턴과 점프, 인물의 등장을 먼저 알려 주는 음악을 짚으며 무대를 보는 재미를 더해 준다.
발레 용어를 모두 외우고 극장에 갈 필요는 없다. 다음에 볼 작품이 정해져 있다면 해당 작품 의 줄거리와 인물관계도부터 펼쳐 보면 된다. 공연장으로 가는 길에는 ‘공연 5분 전에 읽으세 요’에 담긴 관전 포인트를 살펴봐도 좋다. 막연히 아름답게만 보였던 장면에서 인물의 감정이 읽히고, 무용수의 움직임에 감탄할 이유가 하나씩 생긴다.
한 편을 보고 나면 같은 작품을 다른 발레단은 어떻게 추는지 궁금해질 수 있다. 눈길을 끌었 던 무용수의 다음 무대를 찾아보거나, 좋아진 음악을 들으며 공연의 한 장면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렇게 다음 공연을 기다리게 된다면, 어쩌면 영화나 뮤지컬 혹은 독서처럼 발레 관람도 당신의 취미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