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열 번 읽은 사람도 대부분 나관중의 소설을 읽었다. 도원결의도, 화용도에서 관우가 조조를 놓아준 장면도, 제갈량의 공성계도 진수의 정사 삼국지에는 없다.
그런데 실제 기록에 빼곡히 남은 것은 전투 장면이 아니다. 누구를 어떤 조건으로 데려왔고, 어떤 자리에 앉혔고, 왜 잃었는가에 대한 인사 기록이다.
이 책은 그 기록만 남기고 소설을 걷어낸다. 조조의 구현령이 왜 도덕 선언이 아니라 계산이었는지, 유비가 제갈량을 세 번 찾아간 것이 왜 겸손이 아니었는지, 형주가 왜 전투가 아니라 인사에서 무너졌는지를 사료로 따라간다.
성공담보다 실패 조건에 더 많은 지면을 썼다. 원소는 최고의 참모진을 두고도 왜 무너졌는지, 여포는 왜 아무와도 동맹하지 못했는지, 가장 충직했던 순욱을 조조는 어떻게 잃었는지가 주인공급으로 다뤄진다.
8개 장 48개 꼭지가 인재를 보는 눈에서 시작해 영입, 배치와 위임, 동맹, 협상, 배신, 제도, 그리고 오래 가는 조건까지 이어진다. 각 꼭지는 반드시 독자가 자기 조직에 적용할 판단 기준 하나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