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삶의 억수 같은 비를 온몸으로 맞고 있는 당신에게, 나는 이 첫 문장을 가만히 건네고 싶다.
내 인생에도 따스한 햇빛 한 줌 없이 먹구름만이 짙게 깔려, 당장 한 치 앞조차 분간할 수 없던 캄캄하고 기나긴 장마가 있었다. 하루하루 당장의 얄팍한 끼니를 노심초사 걱정해야만 했던 비참한 밑바닥 시절이었고, 세상을 향해 내던져진 채 그 차가운 시선 앞에 얇은 맨몸으로 덩그러니 서서 모든 풍파를 고스란히 견뎌내야 했던 고단한 날들이 었다.
하지만 당신에게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리 온 세상을 집어삼킬 듯 맹렬하게 휘몰아치는 거센 태풍도 결국 에는 지나가고, 영원히 멎지 않을 것 같던 그 길고 참혹한 장대비도 끝내는 그치기 마련이라는 사실이다. 빗물이 씻겨 내려간 자리에는 기어이 다시 단단하게 땅이 굳어지고 맑은 하늘이 열린다는 것을, 나의 온 삶을 바쳐 지나온 이 기나긴 길 위에서 뼈저리게 배웠다. 상처가 단단한 굳은살 로 배겨 더 이상 피가 배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나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꽁꽁 얼어붙은 척박하게 언 땅을 딛고 또 디디며 묵묵히 걸어왔다.
그렇게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던 어느 날, 문득 굽은 고 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았을 때, 내 머리 위로는 비로소 두 눈이 시리도록 투명하고 푸르른 눈부신 하늘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이 책은 셀 수 없이 많은 절망의 벼랑 끝에 서서도, 끝끝내 이를 악물고 내게 주어진 삶의 끈을 놓지 않았던 한 여자의 투박하고도 눈물겨운 생존기이다. 그리고 동시에, 지금 이 순간에도 먹구름 아래에서 묵묵히 인생의 차가운 빗속을 홀로 걷고 있을 당신의 젖은 어깨 위에 가만히 씌워주고 싶은 작고 따뜻한 우산이기도 하다. 당신의 하늘도 결국, 눈부시게 맑기를 간절히 바라며. 나의 굽이친 삶의 궤적이 당신에게 ‘나도 버텨낼 수 있다’는 작은 용기가 되기를, 그리고 지금 내리는 그 거센 비의 끝에서 당신의 인생도 ‘결국, 맑음’이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