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및 동구의 붕괴 이후 '팍스 로마나'를 연상케 하는 '팍스 아메리카나'가 계속 되는 가운데, 부시 정권의 세계 질서 재편, 이라크 전쟁의 명분과 실제 등 여러 가지 민감한 국제적인 현안들과 맞물려, 미국을 새로운 로마로 명명한 이 책은 여러가지를 시사하고 있다.
로마와 미국, 과거와 현재 사이에는 2,000년의 세월이 놓여 있다. 오늘날의 우리는 인터넷 네트워크와 최첨단 기술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치는 과거와 똑같이 계속되고 있다. 정세와 상황은 다르지만, 수천 년의 간격이 있다한들 인간 사이의 교류에서 제기되는 문제는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
저자 페터 벤더는 특히 미국의 세계지배 정책을 로마 제국의 세계지배 정책과 동일선상에서 비교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두 강대국 미국과 로마의 공통 출발점을 '섬'이라고 하는 지정학적 특수성에서 찾고 있으며, 시간과 공간상으로 떨어져 있는 두 강대국의 근본적인 차이점과 유사한 점을 꼼꼼하게 관찰하여 피력한다.
저자는 이러한 내용을 살펴보면서, 미국은 로마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래에 대한 질문에 답을 던지지는 않지만, 숱한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 두고, 역사 및 유사 이래 변하지 않았던 것, 즉 인간적인 활동공간으로서의 정치와 이 속에서 행위하는 주체인 인간을 조망하고 있다.